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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인천 옹진군 백령도 내 천안함 위령탑 앞에서 열린 태고종 영산재보존회 주최 '2016년 남북평화통일 성취를 위한 영산대재'.

우리나라 서해의 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는 요즘처럼 남북관계가 얼어붙어있을 때는 한 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곳인데요,

태고종 한국불교영산재보존회가 이곳에서 과거 연평도와 천안함 사건으로 순직한 군 장병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영산대재를 처음으로 열었습니다.

영산대재가 열린 백령도에서 배재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녘 땅과 마주하고 있는 서해 최북단의 끝 섬 백령도.

지난 2010년 3월 26일 북한의 서해 도발, 천안함 피격의 가슴 아픈 사연을 간직한 곳입니다.

이곳에서 당시 순직한 군, 장병들은 물론 억울하게 죽은 모든 영혼들의 넋을 기리고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불교종합전통예술 ‘영산재’가 한국불교태고종 영산재 보존회 주최로 봉행됐습니다.

백령도에서 천안함 희생자 등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영산재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선암스님(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 보존회장, 태고종 봉원사 주지) 현장녹취음.
“비극적 현실을 직시하여 이 땅의 평화를 기원하며 희생자들의 숭고한 죽음을 널리 알리고 다음 세대에 좋은 교훈을 남겨주고자 합니다.”

하늘도 슬피 우는 듯 행사 시작 전 거세게 불던 비바람은 영산재가 시작되며 점점 잦아들었습니다.

장엄한 영산재 바라춤에 마치 영혼들은 슬픔과 분노, 아물지 않은 상처를 드러내듯 서러운 바람 소리를 냈습니다.

노란 고깔에 연분홍 연꽃을 든 영산재 승무가 이들을 위로하자 바람의 흐느낌은 멈췄고, 영혼을 되돌리는 소지의식을 끝으로 하늘은 금방 맑은 얼굴을 되찾았습니다.

영산재를 줄곧 숨죽이며 지켜본 2백여 명의 태고종 불자들은 남겨진 이들의 숙제를 떠올렸습니다.

김수용 중령(해병대 6사단 인사참모) 현장녹취음.
“희생된 넋들이 아직도 영면하지 못하고 구천을 헤매이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런 용사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오늘 영산재의 의미가 매우 깊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명희(52, 서울 월계동)씨 인터뷰.
“사실 잊혀졌어요. 여기 와서 보니까 가슴이 뭉클하더라고요, 그리고 우리아이였으면 어떨까. 저 사진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아, 좋은 데 가서 편안하게 저희를 지켜달라고 고맙습니다 했습니다.”

배현수(85, 인천 완길동)씨 인터뷰.
“천안함 용사들을 위령하기 위해서 우리 불교종단에서 이렇게 오는데 동참해서 일원으로서 와서 아주 고맙습니다.(…)아주 마음이 착잡하지요, 이러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되고(…)”

<클로징스탠딩>
6년 전 발생했던 천안함 피격현장이 바라다 보이는 위령탑 앞에서 열린 영산재는 남북의 갈등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이곳이 평화의 시작점이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겼습니다.

BBS뉴스 배재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