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제의 냉장고로 사용되었던 공간을 개조해 만든 황가빙고소원.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면 주인공이 얼음 창고를 털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고작 '얼음'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냉장고가 없던 당시에는 얼음을 채취하는 과정과 보관법이 어려워 그 값이 금보다 비쌌다.

차가운 얼음을 무더운 여름까지 보관하기 위해서는 빙고(冰窖)가 필요한데, 중국 베이징에도 얼음 보관을 위한 빙굴이 있었다. 청나라 황제는 얼음을 쉽게 구할 수 있고, 황궁과도 가까운 북해공원(北海公园) 인근에 빙고를 만들고, 황실에서 사용하는 얼음을 보관했다. 또한 이곳은 무더운 여름날 귀족들의 피서지나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장소로 활용됐다.

▲ 식당 지하에 있는 빙고 입구.

현재 이곳은 얼음 보관창고가 아닌 궁중 음식 전문 식당으로 탈바꿈하였다. 바로 황가빙굴고소원(皇家冰窖小院)이다. 주택가의 작은 골목길에 있는 이 식당은 조용한 곳에 있어 처음 베이징을 방문한 관광객들보다는 베이징에 사는 사람들이 자주 오는 곳이다.

황가빙굴고소원 식당 안으로 들어가면 10여 개의 테이블이 있고, 한쪽 벽면에 빙고로 갈 수 있는 문이 연결되어 있다. 빙고(冰窖)라고 적힌 문을 열고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면, 실외보다 기온이 낮아져서 그런지 으스스한 느낌이 든다.

▲ 식당 내부 전경(상)과 대표메뉴(하).

빙고는 커다란 테이블이 마련해 단체 손님들의 예약을 받아 식사장소로 사용하고 있으며, 한편은 와인 냉장고로 사용하고 있다. 이곳은 식사 하지 않더라도 누구든 들어갈 수 있게 개방해 놓았으니 참고하자.

이곳의 대표메뉴로는 비제주향육(秘制酒香肉), 빙고냉갈치(冰窖凉浸带鱼), 청궁양다리구이(清宫烤羊腿)등이 있다. 그 중 빙고냉갈치는 차가운 갈치요리로 이름만 들으면 비린 맛이 날 것 같지만, 소스와 함께 곁들여 나와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메뉴판에는 그림 없이 중국어로만 적혀있으니 참고하자.

※여행 TIP

황가빙고소원(皇家冰窖小院, Huáng jiā bīng jiào xiǎo yuan, 황쟈빙쟈오샤오위안)
주  소: 北京市西城区恭俭胡同5巷5号
시  간: 10:30~22:00
전  화: 010-64011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