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상징물 보물 제322호 ‘관덕정’

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관덕정은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자 세종 30년에 군사 훈련을 위해 지어진 곳이다. 관덕(觀德)이란 유교 경전 《예기》 사의 편에 사자소이관성덕야(射者所以觀盛德也, 활을 쏘는 것은 높고 훌륭한 덕을 쌓는 것이다)의 대목에서 유래했다. 3칸으로 시작한 건물은 여러 차례 개축 과정을 지나며 정면 5칸, 옆면 4칸의 단층 팔작지붕 양식을 갖게 됐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제주도만의 건축 특징을 갖고 있어 처마가 길고 건물의 높이가 낮은 편이다. 관덕정은 일제강점기에 도로를 내는 과정에서 15척이나 되던 긴 처마의 끝이 2척 잘려나가기도 했다. 이곳은 근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소다. 바로 관덕정 앞 광장에서 민군을 이끌고 ‘이재수의 난’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도민의 마음을 담아 재건한 사적 제380호 ‘제주목 관아’

조선시대 제주목에 파견된 지방관인 목사(牧使)가 업무를 보던 관청 건물이 제주목 관아다. 서울에 경복궁이 있다면 제주에는 제주목 관아가 있다고 할 정도로 정치, 문화, 행정 등의 중심이었던 곳이다. 일제 강점기 때 전소되어 사라졌던 제주목 관아는 1991년부터 1998년까지 발굴조사를 통해 탐라 시대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층을 확인하고 증명하는 사료가 됐다. 일반적으로 낮은 담장을 이루고 있는 제주에서 다소 높아 보이는 담장이 이색적이다. 무엇보다 복원의 과정에서 기와 5만여 장을 모두 제주시민의 헌와(獻瓦)로 모았다는 점이다. 그만큼 제주목관아가 갖는 역사적 가치에 대한 이해와 보존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추천 여행 코스(3시간 기준) : 제주향교 - 관덕정 - 제주 목관아 - 동문재래시장 - 제주성지

01 제주특별자치도 유형문화재 제2호 제주향교 - 제주시 용담1동 298번지 제주향교는 공자를 비롯한 옛 성현들에게 제사 지내고 지방민의 교육을 위해 세운 국립교육기관이다. 대성전에는 공자를 비롯한 여러 성현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02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3호 제주성지 - 제주시 이도1동 1437-6번지 3필 제주의 많은 화산암을 이용해서 고려 숙종 때 둘레 확장하여 새롭게 정비하였다. 현재는 성벽이나 건물들이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당시의 축성방식을 알 수 있는 자료이다.

03 전통 먹거리로 풍부한 동문재래시장 - 제주시 이도1동 1329-6 1945년에 개설된 역사를 가진 동문재래시장. 전국에서 손꼽히는 우수시장이며 시장내 곳곳에 오메기떡, 빙떡을 파는 떡집과 분식거리, 그리고 전통 먹거리식당이 있어 출출함도 달랠 수 있다.

제주 주민의 삶을 노래한 중요무형문화재 제95호 ‘제주 민요’

척박한 화산섬인 제주는 거센 바람에 농작물의 씨가 날려 농사짓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독특한 지리적 속성상 강도 높은 노동을 통해 모든 것을 자급자족해야 했다. 따라서 타 지역에 비해 지역적 특성이 묻어 나오는 ‘노동요’가 많다. 푸석한 땅에 씨가 날리지 않도록 한라산에 방목한 말과 소를 밭으로 불러 땅을 꼭꼭 밟으면서 불렀던 ‘밭 밟는 소리’, 검푸른 바다에 뛰어들어 해산물을 캐던 해녀의 삶을 담은 ‘해녀 노젓는 소리’ 등이 있다.

일상이 노동이었던 제주 주민들은 자신들의 기구한 운명을 노동요의 사설(辭說)에 실어 풀어냈다. 이들은 노동요를 부르며 노래를, 삶을 반영하는 매개체로 때로는 제주의 천혜 자연 환경을 비유하는 문학적인 도구로도 사용하였다. 문화재청에서는 제주방언인 고유의 ‘제주어’를 사용한 노동요를 직접 배울 수 있는 체험의 장을 마련했다. 생생문화재 프로그램인 <옛날에 영 허멍덜 살아수다> 에서 ‘방아 찧는 소리’, ‘맷돌 고는 소리’ 등의 노동요를 배우며 제주 지역의 특성인 공동체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제주 토속 음식 고래 빙떡 만들기를 통해 직접 선조들의 삶을 체득할 수 있다.

Tip. 3월 생생문화재 프로그램

바람결 구름결에 깃든 영등마을

영등할망이 섬에 머무는 영등절에 바다의 평온과 풍작 및 풍어를 염원하는 영등굿이 치뤄진다. 구좌읍 종달리와 우도면 하우목동 목지당에서 영등굿을 만나보자.

*프로그램 문의처 :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
*시행 시기 : 3.9~3.23 (총 2 회)

옛날에 영 허멍덜 살아수다.

제주 노농요를 배우며 방아를 찧고, 제주 토속 음식 빙떡 만들기를 통해 선조들의 삶을 엿본다.

*프로그램 문의처 : 제주농요보존회
*시행 시기 : 3.20, 3.27, 4.10

글‧차경주 사진‧문화재청
출처:월간 문화재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