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방송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 앵커 ▶

일제 강점기 일본은 조선에 대한 지배력을 과시하기 위해, 대규모 부대를 조직해 호랑이를 사냥했고 박제로 만들어 일본으로 보냈는데요.

최근 일본에 있는 이 박제 호랑이를 반환하라는 요구가 시작됐습니다.

도쿄에서 이동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일본 교토의 학교 법인 도시샤 표본 자료실.

문을 열자, 박제된 호랑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1917년 일제 침략기, 조선을 누비며 호랑이 사냥에 나섰던 사업가 야마모토가 모교에 기증한 겁니다.

[도시샤 관계자]
"야마모토로부터 (호랑이 표본) 딱 한 점을 기증받았습니다."

야마모토는 당시 150명 규모의 호랑이 사냥부대를 조직해, 한반도를 샅샅이 뒤졌고, 잡은 호랑이 두 마리를 모교와 왕실에 기증한 사실을 책으로 남겼습니다.

서울과 도쿄 호텔에서는 호랑이 고기 시식회까지 열었는데 이 이벤트의 취지는, '조선을 먹는다'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수 백 마리의 호랑이가 사라졌고, 1920년대 중반 영화 '대호'에서 다룬 마지막 호랑이를 끝으로, 한반도에서는 완전히 자취를 감췄습니다.

최근 국내의 한 시민단체는 일제 침략, 수탈의 상징으로 박제된 호랑이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혜문 대표/문화재 제자리 찾기]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에 의해 유린되고 강탈된 민족정신을 되찾는 운동이기 때문입니다."

요구서를 받아든 도시샤측은 대응 방향을 검토 중이라는 답변을 내놨고, 일본 왕실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이동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