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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보유자 인정예고된 양성옥 한예종 교수. 사진-문화재청 © News1 |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이 1일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보유자(인간문화재)로 양성옥(61)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를 인정예고하자, 무용계에서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태평무의 전수조교로 양 교수의 스승 격인 이현자(80) 선생이 있는데, 스승을 놔두고 제자를 '인간문화재'로 인정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에선 공정한 공모 절차를 통해 나온 결과이며, 앞으로 30일동안 무용계 의견을 수렴해 문화재위원회가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이날 태평무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양 교수에 대해 "1980년 고 강선영(태평무 전 보유자, 1925~2016년) 선생의 문하에 입문했으며, 1996년 5월 1일 태평무 전수교육조교로 선정된 이래 20년간 태평무의 보존·전승에 힘써 왔다"고 밝혔다.
"양성옥은 고 강선영이 춘 태평무의 실연에서 장단변화에 따른 춤사위의 표현과 이해가 뛰어나고, 오랜 기간 전승활동을 통해 해당 종목에 대한 리더십과 교수능력을 잘 갖추고 있어 전승능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태평무는 나라의 풍년과 태평성대를 축원하는 내용을 담은 춤으로 1988년 12월 1일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경기지역 무속(巫俗)에서 비롯된 춤과 음악을 바탕으로 고(故) 한성준 등 예인(藝人)들에 의해 예술적으로 재구성돼 전승되고 있다. 다양한 발 디딤과 기교가 멋으로 꼽힌다.
그러나 양 교수가 인간문화재로 인정예고되자, 또 다른 태평무의 전수조교인 이현자 여사가 반발하고 나섰다. 이 여사는 "(양 교수에게) 국립국장까지 가서 이수를 시켰는데 뒤집어져서 어이가 없다"며 "스승을 놔두고 제자가 (보유자가) 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에서도 이 여사에게 직접 '양 교수가 보유자로 인정 예고됐다'는 내용의 안내 공문을 보내는 등 예우에 신경을 썼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보도나 다른 곳에서 듣는 것보다는 이 선생님께 직접 공문을 드리면서 안내를 해드리는 것이 예의일 것"라면서도 "보유자 인정 조사 절차는 다양한 측면을 고려한 공정한 심사 과정을 거쳐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양 교수가 몸담은 한예종 인사들의 영향력으로 보유자 인정예고가 이뤄졌다"는 일부 무용계 인사들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절차상 문제의 소지가 생길 부분은 사전에 철저히 배제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절차를 거쳤다"고 반박했다.
무용계에서는 그러나 '도제식으로 전수되는 무형문화재의 속성상 공모 절차로 인간문화재를 지정한다는 건 무리가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무용계 한 인사는 "무슨 콩쿠르도 아니고 예의와 도를 갖춰야 하는 예술계에 공모로 인간문화재를 지정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심사 과정에 실제 해당 무형문화재에 전문성이 없는 분들이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무용계 인사는 "준인간문화재 제도를 부활하고, 무용계 원로를 명예보유자로 하는 등의 무형문화재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화재청 다른 관계자는 이에 대해 "무형문화재 제도의 경직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2011년 이후 공모제도를 도입한 것"이라며 "인정예고 기간 동안 다양한 무용계의 의견을 수렴해 문화재위원회가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당 예술계의 의견이 타당하면 문화재위원회에서 보유자로 최종 인정되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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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재청이 이현자 선생에게 보낸 '양 교수를 보유자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공문. © News1 |
박창욱 기자(cup@)
출처:뉴스 1
http://news1.kr/articles/?2562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