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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정복 유정복 인천시장이 17일 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인천 가치재창조 세부 추진계회 보고회'를 주재하고 있다. | |
| ⓒ 사진제공 인천시 | |
유정복 인천시장이 '인천 가치 재창조'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유 시장은 지난 17일 '인천 가치 재창조 세부 추진 계획안 보고회'를 주재했다. 시는 인천 가치 재창조의 구호를 '우리는 인천'으로 정했다.
시가 이미 추진하고 있는 인천 인물 발굴과 일본식 방위 개념의 자치구 명칭 바로잡기부터 해양국립공원 지정과 역사문화·문화재 발굴, 인천을 표현한 대중가요 발굴 등 인천만의 정체성을 찾고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을 내년부터 본격화할 계획이다.
시는 인천 가치 재창조 사업을 '4대 분야, 10대 정책, 45개 과제'로 추렸다. 4대 분야는 자연, 역사・문화, 인물, 지속가능이다. 내년 1월 시장과 시민사회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는 '인천 가치 재창조 범시민네트워크'를 발족시킬 계획이다.
인천 가치 재창조 사업 중 역사・문화 분야에 강화도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사업도 포함돼있다.
그런데 시는 '공공기관 효율화'라는 미명 아래, 국내에서 유일하게 강화ㆍ고려사 분야를 연구해온 강화고려역사재단을 없애는 작업을 추진했다. 강화고려역사재단은 강화도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연구와 대외활동을 도맡았던 곳이다. 서로 모순된다.
이런 가운데 행정효율을 강조한 시가 강화고려역사재단을 없애는 대신 같은 성격의 연구소 설치를 계획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강화고려역사재단을 인천문화재단 부설 센터로 격하시키려했던 데는 행정효율이 아닌 '다른 목적'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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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곶돈대 강화도 월곶돈대. 좁은 바닷길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강화도 북쪽 해안은 해상 통행이 금지되고 있고, 이 주위에 구축된 돈대는 현재 군 시설로 이용되고 있어 접근이 쉽지 않다. 그래서 강화는 과거뿐 아니라 현재에도 군사요충지로서 ‘살아있는 유산’의 성격을 갖는다. | |
| ⓒ 시사인천 자료사진 | |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고려역사문화재연구소 설립 착수
지난해 6.4 지방선거 이후 시가 '국립 고려역사문화재연구소' 설립 준비를 착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2014년 8월 20일 고려역사문화재연구소 설립 계획을 수립한 뒤, 보름 후 문화재청에 설립을 요청했다.
인천시는
17일, "인천에 국립 문화재연구소 산하 고려역사문화재연구소 설치를 지난해부터 추진했고, 문화재청에 검토를 요청했다. 문화재청이 시의 요청을 받아 설립을 추진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민선6기 인천시의 고려역사문화재연구소 설립 목적은 민선5기의 강화고려역사재단의 설립 목적과 동일했다. 시 관계자는 "려의 수도였던 강화의 문화유적을 토대로 고려 역사의 남북교류와 유적의 발굴ㆍ보존ㆍ관리 활성화를 위해 국립 문화재연구기관이 필요하다. 연구소는 고려 역사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시는 올해 '행정효율'화를 위해 출자・출연한 공공기관들의 통폐합을 추진할 공공기관혁신단을 발족시킨 뒤, 강화고려역사재단을 통폐합 1순위로 지목했다. 강화고려역사재단과 동일한 목적의 연구소 설립을 추진한 게 지난해였다면, 처음부터 다른 의도가 있었던 셈이다.
강화고려역사재단은 민선 5기 송영길 전 시장이 3년 전 설립했다. 초대 대표이사를 맡은 박종기 국민대학교 교수는 급여를 받지 않고 비상근으로 일하며 강화와 고려사 연구에 매진했다. 박 교수는 국내 역사학계는 물론 북한과 역사 교류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시가 강화고려역사재단을 인천문화재단 부설 센터로 격하시키는 것에 반발해 지난달 사직했다.
시의회가 행정사무감사 때 여야 구분 없이 '국내 유일의 강화ㆍ고려사 분야를 연구하며 남북 교류를 연구하는 기관을 없애는 게 과연 행정효율화라고 할 수 있느냐'고 비판할 정도로, 강화고려역사재단 폐지에 대한 우려가 컸다.
그런데 이번에 시가 동일 목적의 연구소를 설립하려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행정효율화를 위해 공공기관을 통폐합한다면서 1년 전에 이미 연구소 설립을 따로 준비했다. 이건 해당 기관과 시의회, 시민을 기망하고 우롱한 사기극이다"라고 비판했다.
이 사무처장은 또한 "동일한 목적을 지닌 재단이 있는데, 이를 없애고 연구소를 설립한다? 그냥 전임 시정부가 해놓은 거니까 싫은 거다. 설령 정치적 이유로 재단을 해체하고 연구소를 설립하려 했을지라도, 지난해 공론화해야했다"며 "유 시장은 관련 공무원을 문책하고, 본인 또한 공공기관과 시의회, 시민에게 사과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국내 국립문화재연구는 충주, 부여, 나주, 창원, 경주 등 5곳에 지방연구소를 두고 있다. 각 지역별로 있는데 인천에 없다는 지역 역사계의 의견을 지난해 수렴해 문화재청에 검토를 요청했다"고 한 뒤 "내부 정책결정에 따라 추진했다"며 유 시장이 지시한 일이 아니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추진 당시 '공공기관 통폐합'이 없었다. 공공기관 통폐합을 염두에 두고 준비한 일은 아니다"며 "인천에도 국립 문화재연구소가 있으면 좋겠다는 판단아래 추진할 일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는 지난 15일 강화고려역사재단 대표이사 초빙 공고를 냈다. 박종기 전 대표이사 후임을 뽑기 위해서다. 임기는 전 대표이사의 잔여 임기로 내년 7월 4일까지다.
후임 대표이사는 재단 폐지 절차를 마무리지어야 한다. 게다가 임기가 7개월에 불과하며 무보수 명예직이다. 재단 폐지 절차에 나설 역사학자는 없다는 게 전반적인 분석이다. 결국 시 공무원이 대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오마이뉴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69424&CMPT_CD=P0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