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도 사투리를 쓰는 햄릿, 굿으로 달래는 로미오의 영혼.

상상이 가시나요?

우리 전통극과 만나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 셰익스피어의 희곡은 어떤 모습일까요.

박소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구성진 판소리로 노래하는 등장인물 네 명은 모두 햄릿입니다.

고뇌하는 햄릿의 머릿속 생각이 네 가지 자아로 분열돼 나타난 겁니다.

선택의 순간마다 자아는 서로 충돌하고 대화합니다.

판소리로 태어난 셰익스피어의 이야기는 새로운 매력이 가득합니다.

국악에 대한 편견을 무너뜨리고 젊은 층의 큰 인기를 얻은 '판소리 햄릿 프로젝트'가 1년 6개월 만에 무대를 찾았습니다.

죽음으로 마감한 불행한 사랑.

괴로워하는 로미오의 영혼을 불러내 한을 달래고 저승으로 보내줍니다.

전통 씻김굿입니다.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후 세계를 상상한 외전입니다.

전통연희를 현대적 감각으로 만들어 대중화, 세계화를 꾀하는 '창작 연희 페스티벌'에 선정된 작품입니다.

[김태린, 창작 연희 '로미오-더 씻김' 연출]
"기존에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변주할 때는 셰익스피어를 우위에 두고 창작했다면 이번 작업은 철저하게 우리의 문화 속에 셰익스피어를 그야말로 빌려다 쓸 뿐인…."

내년이면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습니다.

끊임없이 다양한 창작물로 재탄생하고 있는 불후의 명작들이 한국의 전통과 만나 또 다른 생명을 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