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함산에서 바라본 경주풍력발전소 전경./아시아뉴스통신=은윤수 기자

 경북 경주시(시장 최양식)가 유적지나 문화재 보호는 뒷전인 채 무분별한 개발사업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경주지역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자연경관 훼손이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석굴암·불국사가 대표적인 케이스.

 석굴암과 불과 2㎞ 거리에 있는 경주풍력발전소. 거대한 풍력발전기는 토함산 자락 어디에서나 보여 신라 천년의 분위기를 파괴하고 있다는 여론이 강하다.

 이곳에는 7기의 풍력발전기(발전용량 16.8MW)가 돌아가고 있으며 다음해에는 20MW 규모의 풍력발전도 계획돼 있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웅전(보물 제1744), 호대웅전 영산회상도 및 사천왕 벽화(보물 제1797호), 가구식 석축(보물 제1745호), 석조(보물 제1523호), 사리탑(보물 제61호), 금동비로자나불좌상(국보 제26호), 금동아미타여래좌상(국보 제27호), 청운교 및 백운교(국보 제23호), 연화교 및 칠보교(국보 제22호), 석가탑(국보 제21호), 다보탑(국보 제20호) 등 국보와 보물이 즐비한 불국사도 몸살을 앓게 생겼다.

가설 울타리가 둘러처진 곳이 두산위버 건설현장./아시아뉴스통신DB

 불국사 바로 아래쪽인 진현동 834-19번지 일원에 두산위브 포레스트가 14층 높이로 730세대를 분양하고 있다. 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자연경관 훼손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이 생활하는 상가와도 형평성이 맡지 않다는 지적이다.

 경주시가 불국사 상가에는 2~6층 이하로 스카이라인을 정해 놓고 있으면서 이들 상가와 길하나 건너서 14층의 고층 아파트를 승인한 것은 누가봐도 특혜의혹이 있다는 것.

 지역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규모 택지사업은 지구단위계획에 따른 경관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절차상 문제 때문에 소홀해지는 사례가 많고 계획 대상도 택지지구에만 한정돼 주변지역 경관은 방치되기 일쑤"라며 "정부와 경주시에서 스카이라인이나 주변경관을 해치는 이러한 개발이 인허가 단계에서부터 차단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불국사에 다닌다는 한 건축가는 "전 세계 어딜 가도 1000년 고도(古都)의 명산 턱밑에 이렇게 거대한 아파트를 지어 올리는 곳은 없다"며 "지금은 '최신식'으로 짓는 아파트들이지만 30년 뒤 국보급 사찰 불국사의 흉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