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경주시 진현동에 지어질 예정인 '두산위브' 조감도. (사진= 두산건설 홈페이지)

【서울=코리아뉴스타임즈】 =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이 내년 초 경주로 이전하는 가운데 국보인 다보탑, 석굴암 등이 있는 불국사 근처에 직원 사택용 아파트를 분양신청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조석)이 경북 경주시 진현동에 위치한 불국사 도로외 주차장에 두산건설에서 시공할 예정인 '경주 두산위브' 아파트 500세대를 직원 사택용으로 분양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두산위브는 전체 730세대로 70%가 한수원의 특별분양이며 나머지 30%가 일반 분양이다.

문제는 국보인 다보탑과 석굴암 등이 있고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는 불국사와 불과 1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는 점이다. 특히 14층 높이의 고층으로 지어져 주민들에게도 원성을 산 바 있다.

높은 층수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주변 자연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국보급 문화재가 있는 불국사의 조망권을 가린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주시는 이곳 지역주민들이 생활하는 불국사 상가의 스카이라인을 2~6층으로 정해 놓았다. 두산위브의 경우 바로 길 건너에 14층으로 승인을 받아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수원 노동조합 관계자는 "이 아파트가 들어설 부지에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이 들어가 있다. 아파트 매입 선정 전에는 평당 590만원 정도로 책정됐던 분양가가 선정 결정 후 평당 790만원 정도로 뛰었다"고 말했다.

이에 경주시청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분양가를 조정하지 못하도록 분양가 상한제 법이 아예 없어졌다"며 "이에 평당 가격이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이 들어왔다고 해서 행정행위를 제한할 수는 없다. 착공 허가도 내준 상태"라며 "층수 제한이 있는 구역은 일반미관지구로 국토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층수 상한을 정해놓고 있는데 두산위브가 들어서는 구역은 미관지구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만일 법원에서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공사를 중지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계종 측에서도 불국사의 조망권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아파트가 들어서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불국사에서 두산위브아파트를 대상으로 조망권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층수 조정에 관한 협의를 요청한 상태"라면서 "문화재 인근에 들어선 아파트 등과 관련해 지역주민, 문화재 피해사례도 많았기 때문에 양측이 모두 납득할 수 있는 협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수원이 직원 사택용으로 점 찍어 둔 두산위브의 시공사는 시행사 '육남위드유'가 선택한 두산건설이다. 공교롭게도 두산건설은 지난 2013년 12월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한수원의 신사옥 시공사로 선정된 바 있다.

특히 논란이 일고 있는 이번 직원 사택용 아파트의 매입과 관련해 정작 이 아파트에서 생활해야 하는 직원들과는 합의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수원 노동조합 관계자는 "두산위브 아파트를 직원 사택용으로 선정한다는 것에 대해 한수원과 합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공사중지가처분 신청 등 여러 부분에서 복잡한 부지에 건립되는 아파트를 직원 사택용으로 매입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공기업이 특정업체를 밀어준 꼴"이라고 말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문제가 있었다면 경주시에서도 인허가를 내주지 않았을 것"이라며 "두산건설을 밀어주는 것은 아니다. 노사간의 합의는 있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