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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뉴스 문경】이성현 기자= 지금부터 2년 전인 2013년, 우리의 대표 민요인 아리랑의 가사를 선별하는 선별위원회가 구성되고 전국에 흩어져 있는 모든 아리랑 가사가 수집됐다. 그리고, 수집된 가사는 엄격한 검증 등을 거쳐 선별, 그중 10,068수의 가사를 국내 최고의 서예인 120명이 전통한지에 한글로 써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2년간의 노력 끝에 완성된 것이 ‘아리랑 일만수’다.

아리랑은 그동안 각각의 고장에서 색을 달리해 우리의 귀와 입으로만 전해져 왔지만, 이제 시각적 요소를 추가하면서 시각 문화재의 첫발을 내딛었다. 무엇보다 이번 작업은 예술의 다양성과 복합성의 미를 추구하는 문화변혁사업으로 평가됨은 물론, 국내 최초로 최다수인이 참여해 아리랑사와 서예사에도 큰 의미를 남겼다.

이들이 완성한 아리랑 일만수는 한글로 제작된 국내 최대의 획기적인 현존 예술품이라는 의미에 더해 국내 유일의 아리랑대장경, 그리고 근대 아리랑의 본향 문경이 해야할 역할을 했다는 칭찬을 받기에 충분하다.

▲ 문경 아리랑의 가사말

문경시는 5일 문경세재 일원에서 아리랑 관계자와 문경시민 등2백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아리랑 일만수를 담은 50권의 대장경을 이운하는 행사를 가졌다.

‘아리랑’ 기록에서 보존까지......

문경이 아리랑 일만수 제작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보존이라 할 수 있다. 한민족에게 아리랑은 생명과도 같다. 아리랑은 나라를 잃은 백성에게는 한(恨)의 노래였다. 그리고, 독립을 간절히 염원하는 독립가이자 애국가였다.

온갖 시집살이에, 가난에 찌든 집을 이끌어야 했던 아낙네들에게는 위로였다. 설움과 고단에 눈물을 훔치는 대신, 아리랑을 욾었다. 아궁이 앞에서도, 논밭에서도 흘러나온 것은 아리랑이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 아리랑은 엣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향수요, 미래를 향한 단합된 합창으로 불린다. 분명한 것은 언제 어느 곳에 있었던지 아리랑은 우리에게는 생명이었다.

<1>흩어진 아리랑을 모으다

문경시는 지난 2012년부터 아리랑을 통한 우리들의 정체성 되찾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듬해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사)한국서학회와 MOU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아리랑 사업을 추진했다.

▲ 아리랑 일만수 이운식이 문경세재 옛길박물관에서 5일 열렸다 © 이성현 기자

가장 먼저 국내외에 흩어져 있는 아리랑을 모으기 시작했다. 2013년 연말, 문경시는 예술의 전당에서 수집된 아리랑의 대표적인 가사를 선별,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아리랑 서예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는 아리랑이 다시 국민앞으로 다가오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2013년 6월경, 문경시는 아리랑 가사선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수집된 아리랑 가사를 선별 기준에 따라 심사해 최종 1만 68수의 걸러진 가사를 완성하기에 이른다.

당시 문경시가 수집한 아리랑은 서울, 경기권의 본조와 구조 아리랑, 강원도의 정선, 경상도의 문경과 밀량,예천,독도아리랑을 비롯 충청도와 전라도의 진도 아리랑 등이 모두 포함됐으며, 해외에서도 길림, 요령, 흑룡강, 그리고 영화, 광복군, 엮음, 대중가요, 국토, 시 등에 나타난 아리랑 등이 모두 포함됐다.

<2>기록으로 남게 된 유형문화재 ‘아리랑’

우리가 아리랑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오로지 공연 등의 입을 통해서였다. 학자들은 아리랑에 대한 기록물이 없는 점을 들어 처음 생성은 글을 모르는 일반 백성들을 통해 불려진 민요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도 그럴 것이 비로소 가사가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은 1896년 헐버트 박사에 의해서였다. 입으로만 전해져 왔던 아리랑을 문경시는 기록으로 남기고자 했다. 2013년, 문경시는 수집된 1만 68수의 아리랑 가사를 전국 120여명의 서예인들을 통해 한지에 옮기기 시작했다. 번승 방식이 ‘입에서 손으로’, ‘구전에서 기록물’로 바뀌었다.

▲ 120명의 국내 사예가들이 참여해 완성한 아리랑 일만수. 우리 서예사는 물론 아리랑 역사에 남을 대장경으로 평가받고 있다 © 이성현 기자

약 500여일 끝에 완성된 아리랑 대장경은 앞서 말한 의미외에도 120여명이나 되는 국내 최고의 서예인들이 동참했다는 점에서 모든 한글 서체가 녹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 우리의 미래...보존과 전승.

아리랑 일만수가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은 가정하기 힘들 정도의 파괴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의 정체성을 말하고 있는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그동안 유교와 불교, 성리학은 물론, 삼성현 등을 통해 잃어버렸던 지역 정체성 회복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의 결과는 자긍심이자, 도전이라는 새로운 의식개혁을 가져오고 있다.

아리랑이 한국민에게 전달하는 것은 경북의 정체성 규모와는 또 다른 규모다. 아리랑은 우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고스란히 품고 있으면서도 파괴력까지 지니고 있다. 아리랑이라는 정서에 가사와 동력까지 붙인다면 경제성장 과정 이후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화합을 중요한 매개가 될 것이란 기대도 낳고 있다.

특히, 우리 미래 세대에게 전해줄 그 무언가를 완성한다는 의미를 더한다면 현재에 살고 있는 기성세대로서는 그나마 큰 자산을 남겨 줄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따라서. 아리랑의 기록은 단순한 가사집 발간을 넘어 우리 사회의 변화를 예고하는 정신적 혁명이기도 한 것이다.

올해 말 5권 1질로 발간 예정인 가사집에는 그동안의 추진과정을 비롯해 노랫말의 선정 배경과 기준, 가치와 평가 해설까지 정리해 놓았다. 특히, 120명이 사용한 우리 서예의 다양한 서체가 선을 보이면서 한글서체와 전통한지의 우수성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만수의 아리랑 가사말이 이운된 5일, 옛길박물관앞에는 감동의 광격이 펼쳐졌다. 북쪽과 남쪽에서 각각 이운된 각 지역의 아리랑이 박물관 앞에서 하나로 뭉쳐지며 마치 한 민족의 애환인 남북 통일을 염원하는 듯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어쩌면 아리랑을 통해 납북 통일을 달성해야 한다는 간결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보여주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당분간 아리랑 일만수는 이곳 옛길박물관에 보관되어 전시에 들어갈 예정이다.아리랑에 대한 전문공간이 생기기 전까지다.

문경시 관계자는 “과거를 대표해 온 아리랑이 이제는 미래로 가기 위한 발걸음을 뗐다”며 “ 우리 민족을 한데 모으고, 아리랑의 혼과 정신, 보편적 가치와 정통성을 계승 하며 한국 아리랑의 중심도시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 문경시는 아리랑의 세계화 발판에 충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5일 문경세재 옛길박물관 일원에서는 오후 2시부터 아리랑 일만수의 이운식과 함께 관련행사가 오후 내내 이어져 오가는 관광객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고윤환 문경시장 등 2백여 명이 함께 한 이운식에서는 아리랑의 무사와 안녕, 그리고 한국 국민의 화합과 미래 세대에 대한 염원을 담은 기원제가 열렸다. 또, 이날 이운식을 축하하기 위한 축하공연도 뒤이어 열렸다. 공연에서는 전국의 유명한 아리랑 등이 선보였다.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대구경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