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뉴스=김석진 기자] 서울시가 여의도 지하벙커를 공개한다. 이번에 공개되는 지하벙커는 2005년 발견됐다가 10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가는 것.
지하벙커 공개는 유동인구가 적고 사업성이 약해 발견 후에도 즉각 이뤄지지 못하고 10년을 미뤄왔다. 서울시는 오는 광복절 전후 광복 70주년을 즈음해 이 지하벙커를 공개하기로 하고 세부 계획을 수립 중이다.
2005년 당시 서울시가 여의도에 대중교통 환승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발견한 지하벙커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국군의 날 행사 때 유사시 요인 대피용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 여의도 지하벙커 공개에 앞서 2012년 부산에서도 시민에게 지하벙커를 공개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이 지하벙커는 1972년 구축돼 전쟁 발발 시 서울이 함락되면 비상지휘본부로 사용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40년 만에 예술 향기를 입힌 부산 미디어아트 벙커로 바꿔 지하벙커를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이처럼 지하벙커는 군사적 목적이 강한 시설물로,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상황실 역시 흔히 '지하벙커'로 불리며 국가 안보의 대명사로 여겨졌다.
앞서 숭례문 복구과정이 한창이던 2008년에도 지하벙커가 발견돼 공개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다. 이 역시 박정희 정권 시절에 구축된 것으로 추정됐는데, 국보 1호 인근에 지하벙커를 구축했다는 사실에 문화재 훼손 논란마저 일면서 공개 요구가 빗발치기도 했다.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2차 대전 당시 독일도 지하벙커를 사용했는데, 이곳에서 패전과 함께 히틀러의 최후도 맞이했다. 독일은 나치 숭배자들의 성지로 이용하려는 계획을 차단하기 위해 이 지하벙커를 공개해야 한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라크 후세인이 지하벙커에서 은신하다 결국 붙잡힌 바 있고, 오사마 빈 라덴도 지하벙커에 은신한다는 첩보로 한동안 지하벙커 파괴에 주력하기도 했다.
또한 초강대국 미국을 상대로 한 베트남전에서 승리한 당시 베트남군은 지하벙커를 통해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고, 세월이 흐른 뒤 이 지하벙커들을 공개해 관광객을 불러 모으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에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도피행각을 벌이다 죽음을 맞이했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도 구원파 총본산인 금수원 대강당 아래 지하벙커를 이용해 베일에 감춰진 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나 이목을 끌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