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중국 안후이(安徽)성 창펑(長豊)현은 신생아가 모친의 성을 따르면 1,000위안(한화 약 18만원)을 지급한다는 장려정책을 내놨다. 농민으로서는 두 달 수입이 넘는 탐낼 만한 금액이었다. 이후 지금까지 이미 50여명의 신생아가 모친의 성을 따랐다고 한다. 이 장려정책은 남녀평등과 산아제한, 남녀 성비(性比) 조절이 목적이라고 한다.
중국은 1981년부터 1가정 1자녀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일부 사람, 특히 많은 농민들은 아들이 생길 때까지 계속 아이를 낳았다. 그 결과 산아제한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고 남녀 성비도 균형을 잃게 됐다. 허난(河南)성의 경우 1985년 7746만명이던 인구가 불과 28년이 지난 2013년에는 37%나 늘어난 1억 601만명이 됐다. 위에서 예로 든 안후이성 창펑현의 경우 2013년 인구조사에서 남녀 성비가 심각하게 균형이 깨진 1.3 대 1.0으로 나타났다.
전통관념에 따르면 남자만 성씨를 이을 수 있고 제례(祭禮)의 향불을 전승할 수 있다. 아들이 없으면 그 가문은 곧 대가 끊어지는 셈이다. 하지만 위 정책은 딸도 가문의 성씨를 이어받을 수 있으므로 산아제한의 마지막 장애물을 제거한 셈이다. 이 정책은 국책사업으로, 창펑현에서 시험이 성공하면 전국으로 확대 시행될 예정이다. 지난 7월 31일 유엔은 창펑현에서 남녀평등 좌담회까지 열었다.
이 정책이 중국사회에 주는 충격을 아무리 과장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기독교문화는 천연(天緣·하느님 모심) 문화이고 유교문화는 혈연(血緣·조상 모심) 문화이다. 중국인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수천 년간 중국인 삶의 최고 목적과 이상은 ‘조상을 빛내고 처자식에게 음복을 주는 것(光宗燿祖, 封妻蔭子)’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조상이 누구인지, 후손이 어느 성씨에게 넘어갈지 모르게 됐다. 유교문화의 핵심이 없어지는 셈이다. 창펑현은 이 정책을 콧방귀 뀌듯 쉽게 내뱉었을지 모르지만 이는 중국 전통문화를 뒤집는 엄청난 충격적 조치이다.
이 일은 유교문화가 점점 쇠퇴되고 있는 중국문화 변화의 필연적인 산물이다. 중국은 서기 3세기부터 지금까지 유교가 점점 위축돼왔다. 성씨의 경우 중공 정부는 부친의 성을 따를지 모친의 성을 따를지를 개인의 자유에 맡겼다. 심지어 부친과 모친의 성을 합친 복성도 가능했다. 이젠 모친 성을 따르는 것을 포상하면서 권장까지 하니 종친 관념 종말의 서막을 열어놓은 셈이다.
한국은 유교문화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나라이다. 2001년 한국의 종묘문화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됐다. 필자는 이 사건이 인류문화 새 단계 도래의 신호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였다 : 약 200년 전부터 기독교문화의 충격을 받아 신음하던 유교문화가 새로운 2000년대부터는 다시 궐기하여 한국문화가 혈연문화의 대표 자격으로 세계문화의 빛나는 한 페이지로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고전문헌학 전공인 필자는 위와 같은 생각에 족보에 큰 관심을 가지고 한국에 찾아왔다(중국에는 족보가 거의 사라졌다). 불원간에 세계 인류학과 사회학 학자들이 혈연문화를 연구하러 한국에 찾아올 것이며, 그때 한국의 족보가 크게 공헌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필자는 지금 크게 실망하고 있다.
영남지역을 수차례 답사한 결과 그곳의 종친문화는 상상 외로 위축되어 있다. 많은 사당에는 먼지와 거미줄투성이이고 건물이 허물어졌어도 후손들은 보완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60대 이하는 족보에 별 관심도 없으며 종친 간의 네트워크도 해이해졌다. 성묘도 제대로 하지 않고 묘지 벌초도 사람을 사서 하는 가문이 많다. 영남지역은 한국 유교문화의 중심지인데 말이다.
더 나아가서 지금 한국에 아이를 가지지 않으려는 젊은 부부도 있고, 딸밖에 없는 가정도 있다. 전통문화도 시대에 맞게 변화 발전해야 한다고 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상기의 중국처럼 유교문화의 근본을 뒤엎는 변화는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류문화의 두 개의 큰 축, 기독교문화와 유교문화 중 한국이 유교문화 종주국의 지위를 지켰으면 한다.
혈연관계의 물질적 의의도 소홀히 할 수 없다. 한반도의 인구 구성은 혈연적으로 유래가 있다고 한다. 알타이산맥 동남쪽, 중국대륙, 동북아대륙 동남도서(島嶼)가 그것이다. 한국 모 그룹이 유전자에 대응되는 식료품을 개발하는 와중에 이 3가지 인종에게 적응되는 식료품이 서로 다름을 알았다고 한다.
이를 연구하는 학문을 중국에서는 인류집합체유전학이라 하며 그의 분과로 성씨집합체유전학이 있다. 이를테면 러시아의 큰 부족에 성씨가 ‘-of’로 끝나는 것(흐루쇼프, 말렌코프, 몰로토프 등)과 ‘-in’으로 끝나는 것(푸시킨, 스탈린, 옐친 등)이 있는데, 전자는 대머리가 많고 후자는 대머리가 적다. 족보가 완벽한 한국은 앞으로 이런 측면의 연구와 활용에서 퍽 유리할 것이다.
어쨌든 한국은 유교의 혈연문화를 잘 보존하여 크게는 인류의 정신문명에 기여하고 작게는 인류집합체유전학에 기여하여 인류에 공헌한 위대한 민족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중국은 1981년부터 1가정 1자녀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일부 사람, 특히 많은 농민들은 아들이 생길 때까지 계속 아이를 낳았다. 그 결과 산아제한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고 남녀 성비도 균형을 잃게 됐다. 허난(河南)성의 경우 1985년 7746만명이던 인구가 불과 28년이 지난 2013년에는 37%나 늘어난 1억 601만명이 됐다. 위에서 예로 든 안후이성 창펑현의 경우 2013년 인구조사에서 남녀 성비가 심각하게 균형이 깨진 1.3 대 1.0으로 나타났다.
전통관념에 따르면 남자만 성씨를 이을 수 있고 제례(祭禮)의 향불을 전승할 수 있다. 아들이 없으면 그 가문은 곧 대가 끊어지는 셈이다. 하지만 위 정책은 딸도 가문의 성씨를 이어받을 수 있으므로 산아제한의 마지막 장애물을 제거한 셈이다. 이 정책은 국책사업으로, 창펑현에서 시험이 성공하면 전국으로 확대 시행될 예정이다. 지난 7월 31일 유엔은 창펑현에서 남녀평등 좌담회까지 열었다.
이 정책이 중국사회에 주는 충격을 아무리 과장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기독교문화는 천연(天緣·하느님 모심) 문화이고 유교문화는 혈연(血緣·조상 모심) 문화이다. 중국인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수천 년간 중국인 삶의 최고 목적과 이상은 ‘조상을 빛내고 처자식에게 음복을 주는 것(光宗燿祖, 封妻蔭子)’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조상이 누구인지, 후손이 어느 성씨에게 넘어갈지 모르게 됐다. 유교문화의 핵심이 없어지는 셈이다. 창펑현은 이 정책을 콧방귀 뀌듯 쉽게 내뱉었을지 모르지만 이는 중국 전통문화를 뒤집는 엄청난 충격적 조치이다.
이 일은 유교문화가 점점 쇠퇴되고 있는 중국문화 변화의 필연적인 산물이다. 중국은 서기 3세기부터 지금까지 유교가 점점 위축돼왔다. 성씨의 경우 중공 정부는 부친의 성을 따를지 모친의 성을 따를지를 개인의 자유에 맡겼다. 심지어 부친과 모친의 성을 합친 복성도 가능했다. 이젠 모친 성을 따르는 것을 포상하면서 권장까지 하니 종친 관념 종말의 서막을 열어놓은 셈이다.
한국은 유교문화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나라이다. 2001년 한국의 종묘문화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됐다. 필자는 이 사건이 인류문화 새 단계 도래의 신호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였다 : 약 200년 전부터 기독교문화의 충격을 받아 신음하던 유교문화가 새로운 2000년대부터는 다시 궐기하여 한국문화가 혈연문화의 대표 자격으로 세계문화의 빛나는 한 페이지로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고전문헌학 전공인 필자는 위와 같은 생각에 족보에 큰 관심을 가지고 한국에 찾아왔다(중국에는 족보가 거의 사라졌다). 불원간에 세계 인류학과 사회학 학자들이 혈연문화를 연구하러 한국에 찾아올 것이며, 그때 한국의 족보가 크게 공헌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필자는 지금 크게 실망하고 있다.
영남지역을 수차례 답사한 결과 그곳의 종친문화는 상상 외로 위축되어 있다. 많은 사당에는 먼지와 거미줄투성이이고 건물이 허물어졌어도 후손들은 보완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60대 이하는 족보에 별 관심도 없으며 종친 간의 네트워크도 해이해졌다. 성묘도 제대로 하지 않고 묘지 벌초도 사람을 사서 하는 가문이 많다. 영남지역은 한국 유교문화의 중심지인데 말이다.
더 나아가서 지금 한국에 아이를 가지지 않으려는 젊은 부부도 있고, 딸밖에 없는 가정도 있다. 전통문화도 시대에 맞게 변화 발전해야 한다고 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상기의 중국처럼 유교문화의 근본을 뒤엎는 변화는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류문화의 두 개의 큰 축, 기독교문화와 유교문화 중 한국이 유교문화 종주국의 지위를 지켰으면 한다.
혈연관계의 물질적 의의도 소홀히 할 수 없다. 한반도의 인구 구성은 혈연적으로 유래가 있다고 한다. 알타이산맥 동남쪽, 중국대륙, 동북아대륙 동남도서(島嶼)가 그것이다. 한국 모 그룹이 유전자에 대응되는 식료품을 개발하는 와중에 이 3가지 인종에게 적응되는 식료품이 서로 다름을 알았다고 한다.
이를 연구하는 학문을 중국에서는 인류집합체유전학이라 하며 그의 분과로 성씨집합체유전학이 있다. 이를테면 러시아의 큰 부족에 성씨가 ‘-of’로 끝나는 것(흐루쇼프, 말렌코프, 몰로토프 등)과 ‘-in’으로 끝나는 것(푸시킨, 스탈린, 옐친 등)이 있는데, 전자는 대머리가 많고 후자는 대머리가 적다. 족보가 완벽한 한국은 앞으로 이런 측면의 연구와 활용에서 퍽 유리할 것이다.
어쨌든 한국은 유교의 혈연문화를 잘 보존하여 크게는 인류의 정신문명에 기여하고 작게는 인류집합체유전학에 기여하여 인류에 공헌한 위대한 민족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