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투데이 = 김인영 기자] 부리부리하게 큰 귀와 코를 가진 얼굴이 영락없이 호색한이다. 시원하게 뻗은 입으로 양반을 신랄히 비판하는 ‘말뚝이’를 보며 익살과 해학으로 빚은 서민의 삶을 비춰본다. 울산이 낳은 인간문화재 증곡 천재동(曾谷 千在東)의 <동래야유> 탈 작품이다.
증곡 천재동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오는 23일부터 2주간 ‘인간문화재-증곡 천재동展’ 전시가 현대예술관에서 열린다. 전시에서는 탈·토우·도자기·동요민속화 등 작품 160점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증곡은 방어진에서 태어났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연극을 시작했으며, 귀국 후에는 미술로 영역을 넓혀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펼쳤다. 지난 1971년에는 부산에서 한국 최초로 창작탈 전시회를 개최한 바 있다.
특히 중요무형문화재 18호로 지정된 <동래야유> 탈 제작의 일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 밖에도 토우와 풍속화, 도자기, 연극 등 서민의 삶을 토속적인 익살과 해학으로 표현하는데 평생을 바친 인물이다. 또한, 김춘수 시인은 증곡이 만든 탈을 보고 ‘절대로 절대로’, ‘비쭈기 나무’ 같은 시를 써서 그의 작품과 삶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예술로 승화된 그의 열정은 아들인 천영배씨에게로 이어져 현재 토우를 만드는 장인의 삶을 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