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1.20 03:00
돌무지나무널 철기 무덤 속 세형동검·깨진 거울 등 7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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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의 유물 배치 양상. /중원문화재연구원 제공
고대 한반도의 청동기·철기 문화를 대표하는 유물인 세형동검(細形銅劍·한국식동검)과 다뉴세문경(多鈕細紋鏡·잔줄무늬거울) 등 국보급 청동 유물이 충북 충주의 초기 철기 무덤에서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매장문화재 전문 조사기관인 중원문화재연구원(원장 강경숙)은 지난해 8월부터 충주시가 종합스포츠타운 건설을 추진 중인 호암동 일대를 발굴 조사한 결과 초기 철기시대(기원전 3세기~기원 전후)의 목관 무덤 3곳과 통일신라~조선시대 무덤, 숯가마 등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중 가장 주목되는 것은 초기 철기시대의 돌무지나무널무덤(적석목관묘·지하에 직사각형 구덩이를 파고 나무관을 놓은 뒤 그 위를 돌로 채운 무덤 양식). 이 안에서 길이 23~30㎝의 세형동검 7점과 다뉴세문경 1점, 청동투겁창 3점, 청동꺾창 1점, 청동도끼 1점, 청동새기개 4점, 청동끌 2점 등 7종 19점의 청동 유물과 검은 간토기(黑陶)가 나왔다. 그중 다뉴세문경은 일부러 깨서 무덤에 넣은 '파경(破鏡)'으로 드러났다. 조사단은 "죽은 자와 산 사람은 갈 길이 다르다는 뜻으로 죽은 자를 위한 부장품을 일부러 깨뜨려 넣은 것"이라고 했다.
무덤은 묘광을 상·하 2단으로 파내려간 후 바닥에 통나무관을 안치하고 목관 주변과 상부에 강돌로 채움한 것으로 조사됐다. 묘광은 상단이 타원형, 하단은 장방형이며, 바닥에 안치한 목관은 대부분 부식됐지만 흔적으로 보면 길이 167㎝, 너비 73㎝, 잔존 높이 10~13㎝였다.
조사단은 "무덤은 기원전 2~1세기쯤 만들어진 것으로 판단되며 당시 충주 일대를 지배하던 지방 세력의 수장(首長) 무덤"이라고 추정했다. 청동기 연구자인 이청규 영남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무덤이 생긴 시기의 한반도는 신라·백제·가야가 등장하기 직전이고 문헌 기록을 보면 이 무렵 진국(辰國)이라는 국가가 있었다. 무덤 주인공은 진국을 구성한 소국(小國) 우두머리쯤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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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충주시 호암동 초기 철기 무덤에서 발굴된 세형동검 등 청동 유물 19점. 왼쪽 위는 검은 간토기(黑陶), 오른쪽의 깨진 거울이 다뉴세문경이다. /중원문화재연구원 제공
그동안 돌무지나무널무덤은 전남이나 충남 지역에서 주로 발굴됐으나 무덤 구조가 온전히 남아있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조사단은 "이번 발굴은 돌무지나무널무덤이 충북 지역에서 확인된 드문 사례인 데다 유적 상태가 좋아 무덤의 축조 방식이나 유물 부장 방식을 정확히 알 수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했다.
무엇보다 세형동검, 다뉴세문경 등 주요 청동 유물이 7종 19점이나 쏟아져 주목된다. 청동 유물 단일 무덤 출토품으로는 국내 최다(最多) 규모다. 앞서 1971년 전남 화순군 대곡리에서 출토된 청동기 일괄 유물이 이듬해 국보 143호로 일괄 지정된 바 있다.
출처: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1/20/2015012000301.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