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비밀의 무덤' 포스터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스타데일리뉴스=박병준 기자] 박물관 안의 다양한 문화재와 소재들이 살아 움직이는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최신작 '박물관이 살아있다: 비밀의 무덤'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2006년 개봉한 첫 번째 시리즈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460만 관객을 동원했고, 2009년 개봉한 두 번째 시리즈 '박물관이 살아있다 2'는 200만 관객을 동원해, 개봉만 하면 흥행에 성공하는 외화 중 하나인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최신 시리즈 '박물관이 살아있다: 비밀의 무덤(이하 박물관이 살아있다3)'는 해외에서는 호평을 받을지 모르겠으나 국내에서는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실패를 맛 볼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

먼저 '박물관이 살아있다3'가 전작들인 '박물관이 살아있다'나 '박물관이 살아있다2'와 비교해 특별히 달라진 점이 없다. 언제나 나오던 캐릭터들이 또 한 번 더 나오고, 새로운 캐릭터 몇이 추가되었을 뿐이다. 게다가 로빈 윌리암스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인지 더 이상의 시리즈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는 듯한 작품이다.

▲ 대영박물관으로 향한 래리(벤 스틸러 분)와 '석판(태블릿)원정대'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화 스틸컷

언제나 '덤덤'이라고 말하던 모아이는 '박물관이 살아있다3'에서도 '덤덤'이라고 할 뿐이고, 제레다야(오웬 윌슨 분)와 옥타비우스(스티브 쿠건 분)은 작은 몸체 때문에 말도 안 되는 공간으로 빠지고, 아무리 소릴 질러도 너무 작아서 현실적으로는 작게 들리거나 안 들리는 그런 웃음포인트가 3편의 시리즈 연속으로 등장한다. 물론 오웬 윌슨은 재밌는 배우고 스티브 쿠건 역시 표정만으로도 관객을 집중하게 하는 배우지만 '박물관이 살아있다3'에서 그들이 나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별 다를 점은 없었을 것 같은 '무존재감'이 있다.

또한 래리(벤 스틸러 분)는 언제나 그렇듯 '슈퍼히어로' 경비원이자 박물관 친구들을 사랑하고 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로 등장한다.

'박물관이 살아있다'3가 기존의 시리즈와 가장 다른 점은 그저 대영박물관이라는 장소로 주무대가 옮겨졌다는 것과 스토리상 중요인물로 '카멜롯전설'의 란슬롯을 추가했다는 것이다.

▲ 3편의 '신 캐릭' 란슬롯 경(댄 스티븐스 분)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화 스틸컷

여기서 국내와의 소재차이가 발생한다. 카멜롯전설 속 '호수의 기사 란슬롯'이야 서양에서 가장 유명한 중세 영웅 중 하나지만 국내에서는 '원탁의 기사'라는 만화영화를 기억하고 있는 30대 이상이나 몇몇 '카멜롯전설'덕후'들뿐이 아닐까 한다. 영화가 개봉한 뒤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다 말고 란슬롯에 대해 검색해보는 광경이 펼쳐질 것이라 기대된다.

이 리뷰를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도 묻고 싶다. 아서왕은 들어봤을 테지만 란슬롯, 아론다이트, 가웨인, 귀네비어, 퍼시벌 등을 알고 있냐고. 모두 카멜롯전설로 유명한 인물 혹은 물건이다. 이는 마치 임꺽정, 장길산, 홍길동 등 전래동화의 유명 의적들이 모두 모여 '조선판 의적 어벤져스'를 표방한 영화가 북미에서 개봉하는 상황 같다. 우리에게야 참 재미난 소재고 한 번 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과연 '미국사람'들이 장길산과 임꺽정이 괴력을 발휘하고 홍길동이 도력으로 요술을 부리는 장면을 기대할까? 아니 예상이나 할까?

▲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비밀의 무덤'에서 거의 유일하다 싶은 특별한 장면, 원시인 '라' 역을 맡아 1인 2역을 연기한 벤 스틸러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화 스틸컷

'박물관이 살아있다3'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 이 부분이다. 영화가 주는 영화적 재미야 1편과 2편을 보지 않았다면 3편을 보면서도 2006년 1편이 개봉해 극장을 찾았던 관객들처럼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을테지만, 1편과 2편을 재밌게 본 관객이 3편에서 '새로운 재미'를 '기대'하고 극장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대영박물관의 여러 문화재와 살아 숨쉬는 다양한 새 캐릭터들을 즐기고 싶다면 오는 14일 개봉하는 '박물관이 살아있다: 비밀의 무덤'에서 아크멘라(레미 맬렉 분)의 가족을 만나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박기자의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비밀의 무덤' 평점
★★☆

이런 사람에게 강추 :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를 접하지 못했던 분

이런 사람에게 비추 : '박물관이 살아있다' 1편과 2편을 봤으며, 3편에 '엄청난' 기대를 하고 있는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