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종합유적 망라 확인 ㆍ전문가들 “수몰 예정 ‘금강사지’ 하층조사해야”
영주댐 수몰 예정지인 내성천 수변지역에서 발견된 유적이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를 망라하고 있으며 대대적인 추가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 상반기 내 영주댐 담수를 하려던 한국수자원공사의 계획은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장하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7일 공개한 ‘영주 다목적댐 건설사업 구역(금광리) 내 유적에 대한 전문가 검토 의견서’를 보면 문화재 전문가들은 문화재청에 경북 영주시 평은면 금광리에 대한 조사면적 확대와 추가조사를 요구했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전문위원들은 지난 10월31일 제출한 검토 의견서에서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주거지부와 생산유구까지 망라한 종합유적이 확인되었다”며 “특히 금강사지는 현재 고려시대 사역의 하층조사도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전문가들은 “금강사지 북편의 통일신라시대 건물지도 표토 아래 50㎝ 내에 유구가 확인되므로 확대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주변에 산재하는 석조물들은 이전·보존 방안을 강구할 것”을 요구했다. 건물 등으로 인해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구간에 대해서도 철거 후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금강마을에서는 광명대(촛불과 등불을 받치는 기구)와 경상(거울), 불교 용품인 경자(작은 종) 등 고려시대 유물이 무더기로 발굴됐으며 다양한 시기의 유구가 확인됐다. 불교 유물의 상당수는 보물급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왔고, 특히 광명대에 새겨진 명문에서는 ‘금강사’라는 절 이름이 최초로 나왔다.
문화재청은 전문가 검토 의견을 받아들여 영주댐을 건설 중인 수공에 지난달 ‘금강사터 하층의 유구와 인근 지구에 대한 조사 실시, 금강사터 북쪽 통일신라 유구의 전면 발굴조사 실시’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수공은 93%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댐 공사와 이설도로·이주단지 건설 등을 연내 끝낼 계획이다. 댐의 담수는 미리 마무리해야 하는 문화재 이전, 주민 이주 등과 연계해 2015년 상반기에 추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문화재 조사 범위가 갈수록 확대돼 단시일 내 담수가 이뤄지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한국문물연구원이 수공 의뢰를 받아 금강사터를 조사하는 데만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9개월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2015년 내 담수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셈이다. 유물을 현지 보존할지 이전 보존할지도 공론화 작업을 거칠 필요가 있다. 장 의원은 “영주댐 준공 일정에 맞추려고 문화재 조사가 부실하게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며 “국회와 시민사회가 추천한 전문가가 발굴조사 평가위원으로 참여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