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함안은 경상남도를 흐르는 낙동강과 남강을 끼고 있는 역사와 문화, 관광이 어우러진 도시다. 또 역사 속에서 함안은 1600년 전 아라가야의 역사와 문화가 간직된 곳으로 유명하다.

완연한 가을이다. 나무는 노랗게 물들어가고 하늘은 푸르다. 한 박자 천천히 쉬어가기에는 이만한 계절이 없다. 가을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함안의 명소로 떠나봤다. ▶ 아라가야의 역사가 잠들어 있는 '말이산고분군'

함안 지역은 '아라가야'의 중심부였다. 옛 삼국시대의 금관가야, 대가야보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 나라는 신라에 복속된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거의 잊혀진 존재였다.

아라가야의 흔적인 말이산 고분은 1986년 최초의 발굴 작업이 이뤄지기 전까지 큰 무덤일 뿐이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발굴이 시작되고 엄청난 유물이 쏟아지며 조명을 받았다. 최근에는 문화재청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신청 유산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말이산은 '우두머리의 산', '왕의 무덤이 있는 산'이란 뜻이다. 이곳에는 현재 37개의 고분이 관리되고 있다. 이 고분들은 40~70m의 나지막한 구릉이다. 이 때문에 이동할 때마다 달라지는 능선의 모습에서 마치 고분이 숨 쉬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이곳의 특징은 고분이 모여 있다는 것이다. 3~4개가 뭉쳐 있는 고분의 풍경은 관광객에게 신비함을 준다.

고분군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2, 3호분 방향의 계단이다. 계단에서 4호분 방향으로 뒤돌아서면 나란히 펼쳐진 고분들을 감상할 수 있다. 길 곳곳에 피어 있는 야생화가 푸른 고분군에 다양한 색깔을 더해주고 있었다.

고분 중 가장 큰 고분은 지름 39.3m, 높이 9.7m의 크기 4호분이다. 거대하지만 동그랗게 솟은 모습이 부드러워 보였다. 4호분 주변으로는 시내가 내려다보인다. 아기자기한 건물들에서 이 지역의 평화롭고 한적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 강가에서 불어오는 여유로운 바람 '둑방길'

함안군의 북쪽 경계 끝에는 넓은 들판과 낙동강과 남강이 흐르며 풍경을 볼 수 있다. 이 물길을 따라 조성된 남강 둑방길은 함안 최고의 경치를 뽐낸다. 이 길은 '경남의 걷고 싶은 길'로 선정되기도 했다.
둑방길은 악양교 옆의 둑방광장부터 시작된다. 가을기운이 완연한 10월의 날씨 덕분일까, 둑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입구에서부터 이어지고 있었다. 바람에 천천히 돌아가는 바람개비가 이곳의 한가로움을 나타내주고 있었다.

산자락과 남강이 보이는 산책로 길가에는 소가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길 곳곳의 오두막에서 앉아 한적히 경치를 감상해보자. 강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도심에선 느낄 수 없던 여유로움을 선사한다.

둑방길의 경치를 한눈에 담고 싶다면 악양루에 올라가자. 절벽에 있는 악양루에서는 발아래로 흐르는 남강의 모습과 둑방길의 들판, 멀리로는 제방까지 바라볼 수 있다.

둑방길 중앙에는 경비행기 10여 대가 모여 있는 체험장이 있다. 주말에만 운영하는 이 경비행기는 남강 줄기를 따라 이동한다. 하늘에서 지상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싶다면 경비행기를 꼭 타보자. 단, 미리 예약하고 가야 한다.

▶ 청정수와 삼림욕, 밤하늘의 별을 즐기는 '별천지 마을'

함안군 여항면 주동리에 있는 별천지마을은 물이 맑고 소나무 군락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계곡의 가장 끝 부분인 산기슭에 자리 잡고 있어 여름에는 피서지로, 가을에는 단풍을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사방으로 둘러쳐진 산 중턱에는 15km에 이르는 둘레길이 조성돼 있다. 둘레길을 천천히 걸어보자. 산림욕이나 심신의 피로를 해결해주는 장소로 이용하기에 제격이다. 가을에 접어들면서 산은 울긋불긋 새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체험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1박 2일로 이뤄진 이 프로그램에서는 마을 주변의 자연을 만끽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농산물을 심거나 수확할 수 있다. 싱싱하기로 유명한 이곳의 작물을 반드시 먹어보자.

이곳을 방문한다면 밤하늘의 별은 꼭 봐야 한다. 별천이라는 이름답게 하늘에는 수많은 별이 쏟아질 듯 떠 있다. 더불어 맑은 계곡과 주변에 울창하게 형성된 소나무 숲의 향기는 일상의 피로를 씻겨준다.

※관련정보
▶ 말이산고분군
위치: 경남 함안군 가야읍 도항리 484 등 562필지

▶ 함안 둑방길
위치: 함안군 법수면 윤외리 87-1
글라이더 체험: www.hiair.co.kr / 055-584-2133

▶ 함안 별천지마을
위치: 경남 함안군 여항면 주동리 1210번지 
문의: http://www.byulchun.kr  / 055-585-1727 

 

출처:조선일보

http://boomup.chosun.com/site/data/html_dir/2014/10/13/201410130106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