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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1950~60년대 한-일 국교를 정상화하면서 문화재 반환 협상에서 중요 문화재를 빼놓고 돌려줬으며 이를 여전히 숨기려고 하고 있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연합뉴스가 28일 보도했다. 한국과 일본은 1965년 한일협정의 부속조약으로 '한일 문화재 및 문화협력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지만 일본은 한국이 요구한 반환품목의 32%인 약 1431점만을 반환했다.

연합뉴스는 도쿄고법 25일자 판결문을 인용해 한일회담이 진행중이던 1963년 일본 정부가 이토 히로부미, 소네 아라스케 재임 중 가져가 궁내청 소료부에 보관한 서적(총 163부 852책)의 희소가치를 조사한 뒤 희소가치가 있는 책에는 별도 표시를 해뒀다고 보도했다. 이 판결문은 "희소본으로 평가된 서적 목록이 공개되면 한국 정부가 이제까지 한국에 돌려준 서적의 선정 방법을 비난할 수도 있고, 희소본 서적을 양도하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며 목록을 비공개해달라는 일본 외무성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내용이다.

또 지난해 오노 게이이치 외무성 북동아시아과장이 일본 정부를 대리해 재판부에 제출한 진술서에는 이 서적 목록과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 일람표 등을 공개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한국에 반환할 서적의 평가가 낮았음을 알 수 있는 발언 내용이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나와 있어 한국이 이를 알게 되면 가치있는 서적을 일본이 인도하지 않은 것으로 보게 되는 등 양국 신뢰관계가 훼손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진술서는 이어 "이 목록이 공개되면 한국이 반환 재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진술서는 조선총독을 지낸 데라우치 마사타케가 한반도에서 강탈한 서적 관련 문서에 대해서도 "서적 반출 경위에 대한 학자의 추측적인 견해지만 한국 측으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경위가 쓰여있어 이것이 공개되면 한국 정부와 국민이 일본에 대해 강한 비판적 감정을 갖게 될 것"이라며 목록을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일본 법원은 이같은 외무성의 주장을 수용해 1심에서 공개가 결정됐던 문서 48건을 비공개로 뒤집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출처:경향신문
http://www.chpri.org/board/content.asp?bCat=현장고발&bCode=11794&page=&sColumn=&sText=

일본 정부, 한국 중요 문화재 반환 않으려 은폐한 정황 드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