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생림면의 봉림산업단지 및 개별공장 건립에 제동이 걸렸다. 경남도 문화재위원회가 봉림산단을 조성할 경우 문화유적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신청을 반려한 데 이어 경남도 행정심판위원회가 예정지 안에 개별(개인)공장을 짓겠다는 내용의 행정심판 청구에 대해 불가 방침을 내놓았다.
　

▲ 생림면 봉림리 어르신들이 지난달 30일 경남도청 앞에서 봉림산업단지와 개별공장 설립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들고 집회를 열고 있다.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신청 반려
도 행정심판위도 개인공장 청구 "불가"
주민대책위 "환영 … 싸움은 이제부터"

■"봉림산단, 마현산성 경관 훼손 우려"
김해시가 D화학이 신청한 봉림산단 조성 허가를 위한 관련기관·부서 간 의 협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경남도 문화재위원회는 지난달 1일 경상남도 기념물 제150호로 지정된 마현산성의 '문화재 현상변경 허용 기준안'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마현산성에 대한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여부의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현장답사를 실시했다(김해뉴스 4월 9일자 6면 보도).
　
경남도 문화재위원회는 현장 답사 후 지난달 18일 사적매장분과위원회를 열었다. 이날 마현산성에 대한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안건이 상정됐지만 부결됐다. 경남도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문화재위원회가 D화학에서 제출한 산업단지 설계도면 분석과 현장답사 등을 실시한 결과, 산단을 조성할 경우 마현산성 경관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문화재 현상변경 안을 부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봉림산단 추진에는 일단 제동이 걸렸다. D화학이 봉림산단 조성을 계속 추진하려 할 경우, 마현산성 경관을 저해하지 않도록 산단 설계 도면을 보완해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재신청해야 한다. 이 경우 문화재위원회는 이를 다시 심의하게 된다.
　
한편 문화재 현상변경 허용 기준안이란 '국가지정 문화재의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경우,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위원회가 현장답사 등 심의를 거쳐 개발 및 변경 허용기준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허용 기준안은 김해시가 현상변경 허용기준안을 마련한 뒤 주민공청회, 행정예고 등을 통해 문화재위원회에 상정한다. 허용기준안이 위원회를 통과해 최종 고시될 경우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하지만 현재 마현산성에 대한 문화재 현상 변경 허용기준안은 기초자료만 있을 뿐, 최종적으로 고시된 문화재 현상 변경 허용기준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아직 완전히 끝난 게 아니다"
개인 사업자인 A 씨는 지난 1월 29일 봉림산단 예정 부지 안에 있는 자신의 1만 355㎡ 규모 땅에 자동차부품 제조공장을 설립하겠다며 김해시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김해시는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불승인 처분을 내렸다. A 씨는 부당하다며 경남도 행정심판위원회에 김해시를 상대로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심의를 한 결과 김해시의 손을 들어줬다. 경남도 기획조정실 법무담당관 관계자는 "D화학을 봉림산단 시행자로 보는 데 대해 행정심판위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산단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김해시의 논리대로 D화학을 시행자로 인정했다. 현재로서는 봉림산단 예정지 안에 개별공장을 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A 씨가 개별공장을 짓기 위해서는 행정소송에서 이기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봉림산단반대주민대책위원회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봉림산단 허가 절차가 완전히 종료된 것이 아니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박희규 위원장은 "경남도 문화재위원회와 행정심판위원회의 결과는 희망적이다. 환영한다. 하지만 봉림산단 허가 관련 기관과 부처에서는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대책위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봉림산단과 개별공장 설립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행정심판위원회가 열린 지난달 30일 봉림산단반대주민대책위와 봉림리 산성마을 주민들,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추진위원회(추진위원장 강을규) 회원 등 20여 명은 경남도청 앞에서 1시간 동안 봉림산단 및 개별공장 설립반대 집회를 열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