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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잘 가다 삼천포로 빠지는 세 가지 설 삼천포
글쓴이 tntv 등록일 [2014.04.11]

우리 아들 숙제 잘 하고… 아니 이게 뭐야? 숙제 하라고 했더니 만화책이야? 으악~! 에헤, 여보. 간식 주다 말고 왜 이래요. 네 엄마는 꼭 잘 가다 삼천포로 빠진다니까. 삼천포로 빠진다고요? 아빠, 그게 무슨 뜻이에요? 하하하, 그 이유를 알려주마. 거실로 도망가자. 세 가지 설이 있는데 그 첫 번째는 과거 보부상의 일화란다. 젊은이, 여기가 어딘가? 여기 삼천포인데 왜 그러세요? 아이고~ 사람 많은 진주장에 간다는 것이 깜빡 잠든 사이 삼천포로 와 버렸네. 오늘 장사 망쳤네, 망쳤어~ ! 그 아저씨도 나처럼 주의력이 부족했군요. 아이고, 그런 것까지 아빠를 닮냐? 또 하나는 부산에서 출발한 기차가 개양역에서 진주행과 삼천포행을 분리했는데, 진주로 가야 될 승객이 깜빡 잠이 들어 옮겨 타지 못하고 삼천포로 갔다는 설이지. 드르렁~ 푸우~

여기는 삼천포, 이 열차의 종착역인 삼천포 역입니다. 하이고야!! 진주로 갈라 캤는데 여까지 왔네. 우짜면 좋노! 할아버지도 그랬어요? 저도 깜빡 졸다가 그만…. 이번 열차에는 진주로 가려다 졸아서 삼천포로 빠진 승객들이 꽤 많은 걸…. 쯧쯧. 마지막은 휴가 나왔다 돌아가는 해군들의 일화란다. 군인 아저씨도요? 큰 일 났네. 큰 일 났어. 귀대 시간 늦으면 탈영인데! 동동 삼량진역에서 기차를 갈아타면서 진해 대신 삼천포행 기차를 탔단 말입니다. 오랜만에 휴가를 나왔더니 잘 모르겠단 말입니다. 난 금숙이생각하다가…. 요즘 군인들, 군기가 빠졌네. 그 정신으로 국토방위를 어떻게 할래? 큰일이다, 큰일…. 죄송하단 말입니다. 여보, 삼천포는 1995년 행정구역 개편 때 사천군과 합쳐지면서 사천시로 바뀌었어요. 또 삼천포가 얼마나 아름다운 항구인지 아세요? 이제부터는 ‘잘 나가다 샛길로 빠진다’고 표현하도록 해요. 네 엄마 또 잘 나가다 샛길로 빠진다.

글·그림 유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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