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에 따스한 봄이 찾아왔건만, 연일 지상 뉴스에는 한‧일문제로 듣는 귀가 불편하다. 일본 위안부 발언 파문을 시작으로 독도 영유권 주장까지. 지형적으로 가까운 일본이 미운 이웃을 자처하기 때문이다. 그 안타까움을 그림으로 대변하는 이가 있다. 독도화가가 말하는 그림 이야기를 들어본다.

나는 왜 독도 화가가 되어버렸나
인천에 이주한 이찬범 화백. 그의 호는 적암이다. ‘바위를 쌓아서 높이 올린다’란 뜻의 호가 암시라도 하듯, 그는 독도를 주제로 한 그림을 약 100여 점 그려내 일찌감치 화제에 오른 인물이다.

그가 독도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그 뼈아픈 사연을 듣기 위해서는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한‧일 외교 현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쉬운 말로 애기하자면 조용한 외교였죠. 2004년 당시 한국은 IMF를 겪으면서 겨우겨우 경제 추스르기에 힘든 시기였잖아요. 당시 세계 경제 3위권을 좌우하던 일본이 독도를 자기 영토라고 주장했어요. 경제적으로 영향이 깊었던 한국은 맞서기보다 조용한 외교로 나라경제 먼저 추스르기로 한 거 같았어요.”

이 화백은 당시부터 약 10년의 외교 흐름을 살펴보며 솟아오르는 울분을 참아낼 길을 찾았다. 어찌하여 세상은 국가적으로 상징적이자 경제적 해상권이 좌우하는 ‘독도’에 침묵해야 하는가.
이 화백은 “만일 조선시대 당시, 단원 김홍도나 겸재 정선이 독도를 담은 산수화 단 한 장만 그려 놓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한탄했죠. 그랬다면 독도가 한국 땅임을 증명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어주었을 테니까요. 제가 화가잖아요? 그래서 결단했어요. 이제 그것을 내가 그려보자!”

독도 그림

약간 기이하다싶을 만큼 애국심을 담은 그의 독도그림과 전시. 그런 의지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조상님 중 이순신 장군 후임으로 삼도수군통제사를 지낸 이덕일 할아버지가 계시죠. 그 피를 받은 거 같아요. 요즘도 일본 아베수상과 페이스북을 해요. 그가 ‘침략의 정의와 개념을 모르겠다’는 망언 후, 5개 국어로 번역해 전 세계에 독도 땅의 진실을 설파 중이죠.”

한국화에서 독도화가로
그런 그의 노력은 2010년 초등과 중등교과서 역사부분을 장식하게 된다. 드디어 독도의 역사와 지리적 가치, 국력의 상징임을 교과서를 통해 가르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제 그는 작품 인세 등으로 어려운 예술가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일까.
“안중근 의사가 독립을 위해 이토히로부미를 저격 당시, 독립군으로부터 총알 한 발당 얼마씩을 요구하고 거사를 응했던가요? 애국은 그게 아니죠. 계약서도 없이 단돈 1원도 없이 독도그림을 교과서에 사용하라고 했어요.”

교과서에 실린 그림

교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