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의 전통문화인 기지시 줄다리기(중요무형문화재 75호)의 큰 줄이 완성돼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큰 줄은 직경 1m, 무게 40t, 길이 200m의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당진시는 기지시 줄다리기보존회가 오는 4월 10∼13일 당진시 송악읍 기지시리 일원에서 개최되는 기지시 줄다리기 민속축제에 쓰일 큰 줄을 완성했다고 17일 밝혔다.
줄 제작에는 60여년 동안 줄 제작의 전통을 이어온 기지시 줄다리기 기능보유자 장기천(79) 옹을 중심으로 1000여명의 일반인과 관광객이 참여했다. 오는 31일까지 큰 줄에 머릿줄, 곁줄, 젖줄 등을 연결하면 모든 제작 과정이 끝난다.
기지시 줄다리기는 500여년 전 농경문화로부터 출발해 300여년 전 시장의 난장문화와 결합한 후 수천명의 사람들이 참여하는 행사로 발전하며 줄이 자주 끊어지자 어촌의 닻줄 만드는 방식을 도입해 세 줄 꼬기의 강한 줄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참나무로 만든 줄틀이 트지 않고 강해지도록 개흙이 있는 못에 보관했다가 줄 제작 때만 꺼내 사용하는 과학적 방법을 고안하기도 하는 등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발전을 거듭해 왔다.
올해 민속축제는 다음 달 13일 줄 고사를 시작으로 화합과 평화, 풍년을 기원하는 줄다리기로 이어진다. 축제는 전국농악대회와 송악읍 31개리의 화합 한마당 줄다리기 대회 및 줄다리기 동호인들이 참가하는 대회 등으로 열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시는 기지시 줄다리기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시는 이달 문화재청에 등재신청서를 제출하면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총회에서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기지시 줄다리기 민속축제는 당주미 모으기, 정월 대보름 달집태우기, 줄 제작, 줄다리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축제”이라고 설명했다.
당진=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