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 C]

거창은 겨울 기온이 꽤 낮은 지역으로 유명한데요.
이런 날씨에 땀을 흘리며 일하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우리의 전통과 얼을 잇고 있는 유기공방을
김수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내부 온도 1600도.
펄펄 끓어오르는 용광로에서
거센 불길이 솟구칩니다.
이윽고 뜨겁게 달궈진 쇳물이
옆에 있는 틀 안으로
폭포수처럼 쏟아집니다.

유기그릇을 만들 때
가장 힘이 든다는 과정 중 하나로,
'구리와 주석을 녹여 합금해
놋쇠를 만드는 작업'입니다.

[s/u]
"요즘 거창의 기온은
한낮에도 5도를 밑도는 등 꽤 쌀쌀하지만,
이곳에서는 입구부터 그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 직원들.
녹이고, 붓고, 옮기는 작업을
수차례 반복합니다.

[I N T[김기희 / 공방 직원]
여름보다 좀 낫죠. 그래도 겨울에 쇠를 녹여도 엄청 더워요.
그래서 평상시에 여름에 다른 사람들이 더위 느끼는 것만큼
우리도 (지금)덥죠.
그래도 여름에 비해서는 훨씬 낫죠."

한쪽 작업장에서는
기물의 안팎을 깎고,
다듬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기계 아래,
검게 그을린 놋쇠 표면을
정성스레 깎고,
광을 내는 연마 작업까지 끝마치면
유기 그릇 특유의 황금색이
그 자태를 뽐냅니다.

이곳 공방에서는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징장으로 지정된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
막내아들인 이경동 씨가
징과 꽹과리, 생활 식기 등 다양한 유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유기는 최근 몇 년간 스테인리스 보급 등으로
사양길을 걷는 듯 했지만,
항균 효과 등이 알려지면서
혼수용품과 고급 한식당에서 많이 찾고 있습니다.

[I N T][이경동 / 공방 대표]
사람한테 나쁜 균은 사멸시키고, 사람한테 좋은 균은
활성화를 시켜요. 유기 자체가 관리하기 힘들지만
우리 몸을 생각하면 유기를 많이 사용해야 하고...

오랜 시간,유기공의 땀방울,
우리의 전통과 얼을 이어가는 열정으로,
한겨울에도 유기 공방은 뜨겁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헬로티비뉴스 김수정입니다.

출처:서경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