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의전박물관 1년 6개월째 미등록 신세

서울시․종로구 사실상 절차 중단

“담당자 징계에 공무원 반발”지적

 조선시대 육의전 유적을 확인할 수 있는 서울 종로구 육의전박물관이 개관한 지 1년 6개월이 넘도록 정식 박물관으로 등록을 못하는 신세에 놓였다.

서울시와 종로구 등에 따르면 육의전 박물관은 육의전 유적 위에 세워진 빌딩의 지하에 지난 2012년 8월 유료로 개관했다.

개관 직후 사무실과 수장고 등 기본시설도 없이 준공식을 서두른 ‘졸속개관’이라는 비판이 일었고 서울시는 종로구에 자체 감사를 지시해 여건이 미비한데도 사용승인을 해준 공무원 2명을 징계했다.

이어 종로구는 건축주 이모씨를 약속대로 유적을 관리하지 않았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씨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최근 무혐의처분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박물관은 당초 계획했던 1종 박물관 등록이 사실상 무산되자 상대적으로 등록절차가 느슨한 2종 박물관 등록을 위해 올 1월 서울시와 종로구 등에 변경신청했다.

그런데 이를 의결해야 할 시 문화재위원회가 석연찮은 이유로 열리지 않는 등 등록절차가 다시 지지부진하게 됐다. 박물관 등록이 신청 이후 한두 달이면 끝나는 요식절차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육의전박물관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육의전박물관 관계자는 “서울시와 종로구 공무원들이 동료 공무원의 징계로 앙금이 남아 있어 해야 할 업무를 의도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고 반발했다.

개관한 지 1년 6개월이나 지난 박물관에 대해 아무런 이유 없이 등록을 미루는 것은 공무원들이 직권을 남용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서울경제 김홍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