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자손들 편안하게 해줍써. 하는 일 잘되게 해줍써."

12일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5호인 송당리마을제가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본향당에서 열렸다. 제사가 시작된 이른 아침부터 마을주민 등 100여명이 모여들어 정성껏 마련한 제물을 제단에 올렸다.

이 마을제는 제주도 여러 마을의 당신(堂神) 중 으뜸가는 여신인 '벡주또마누라신'에게 가정과 마을의 액을 막아 달라고 기원하는 제사다. 남성 중심의 유교식 포제인 납읍리마을제와는 달리 여성이 제를 주관하며 무교식 포제의 전형을 지녀 매번 제사 때마다 많은 학자와 학생, 사진작가가 몰려 독특한 제례 과정을 기록한다.

제사를 주관한 무속인 이승순(64·여)씨는 "벡주또마누라신은 서울 남산 송악산에서 태어나 다섯 곡식의 씨앗을 가지고 제주에 시집 온 농경신으로 전해져 내려온다"며 "매년 음력 1월 13일, 2월 13일, 7월 13일, 10월 13일에 행해지는데 이중 음력 1월의 제사가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 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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