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방송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앵커]

청계천 복원 당시 발굴된 옛 건축물의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1,400여점의 '유구'를 두고 서울시가 고민에 빠졌습니다.

문화재로서 가치가 있을 거란 판단에 일단 공터에 보관은 하고 있지만, 계속 이렇게 둘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재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인 2004년 초.

청계천 복원 사업을 벌이던 서울시는 옛 다리 터에서 1,400여점의 돌덩이를 발굴했습니다.

조선시대 토목건축 양식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사료가 되는 유구였습니다.

<황평우/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 "그때 당시의 시설들, 토목공사들을 재현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보기에는 아무 가치없는 돌덩어리로 보일 수 있겠지만 당시로 본다면 최고 토목 기법들을 보여줄 수 있는 유적들입니다."

서울시는 수표교 등에서 나온 유구를 보존하기로 했지만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하수처리장의 공터에 덩그러니 방치돼 있습니다.

햇빛이나 비바람을 막아주는 지붕 하나 없고, 아무렇게나 쌓여진 게 마치 채석장을 연상하게 합니다.

유구 관리 안내문은 글씨가 햇볕에 바래 읽을 수도 없습니다.

<황평우/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 "정확하게 안내를 해 주면서 이 유구가 어떤 유적인지 알려줘야 하는데 이건 뭐 다 돌덩어리라고 생각하지..."

발견 당시 위치와 모양을 보존하려 한 때 3D촬영 후 일련번호까지 매겼지만, 지금은 그것도 무용지물.

서울시는 우선 임시 지붕을 설치해 보호하고, 필요하면 이전도 검토하고 있지만, 예산과 공간 확보가 여의치 않습니다.

서울시는 다음 달 청계천 복원 관련 대책을 발표하는데, 방치된 유구 활용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뉴스Y 이재동입니다

노천 방치 청계천 '유구'..서울시 고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