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령시가 성주사지 내에 세워진 석등 훼손되었으나 적법한 절차 없이 응급 복구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훼손된 석등 모습. 보령=송인용 기자

보령시가 훼손된 문화재 관리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7일 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성주면 성주리에 위치한 보령 성주사지(사적 제307호)절터 내에 세워진 석등이(충남도 유형문화재 제33호) 지난 25일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훼손된 석등(높이 2.2ｍ)은 석주를 세우는 촉이 깊어 자연적으로 넘어지기 어려워 주민이나 관광객 등 누군가 고의적으로 넘어뜨린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럼에도 보령시는 쓰러진 석등을 현장보전 하지않고 원인 규명이나, 경찰 미신고, 충남도에 보고누락 등 적법한 절차 없이 사건 다음날인 26일 부랴부랴 응급복구해 사건 숨기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특히 성주사지 절터 내에는 5층석탑(보물 제19호), 중앙 3층석탑(보물 제20호), 서 3층석탑(보물 제47호), 낭혜화상백월보광탑비(국보 제8호) 등 중요 문화재가 보존되어 있으나 CCTV가 전혀 없어 국보와 보물 등 문화재 관리에도 허술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다행히 넘어진 석등의 부재(모자, 얼굴, 몸통 등)중 일부만 파손되어 원상회복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보령시 문화재지킴이 봉사단 임인식 단장 “문화재가 인위적인 훼손 시에는 상급 부서보고와 경찰 등에 신고해야 하며 철저한 원인규명을 해야 하는데도 보령시는 사건 숨기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전문가 고증 없이 일시적인 응급복구는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없는 일반 건축물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시 문화재 담당공무원은 “훼손된 석등이 보기 흉해 임시로 복구해놓은 상태지만 조만간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원상회복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며 재발방지를 위해 다각적인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성주사지 석등은 팔각형을 기본으로 했으며, 1971년 5층석탑을 해체 수리할 때 주변에 흩어져 있던 것을 수습해 현재의 위치에 복원했다.

보령=송인용 기자 songi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