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민주당 박수현(충남 공주) 의원 주최로 공주문화원에서 열린 '공주 공산성 보존 종합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공산성 성벽 일부의 붕괴 원인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첫번째 발제자인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문화재 지표조사의 부실로 많은 문화재가 훼손됐다"며 "공산성 붕괴도 4대강 사업의 과도한 준설 공사로 인한 지형변화와 관리부실 등이 중요한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황 소장은 이어 "민·관 합동으로 조사단을 꾸려 공산성 붕괴 원인을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정찬호 대전대 교수는 "공산성 붕괴 원인 규명은 지반침하나 변형과 같은 지반공학적 측면에서 이뤄져 한다"며 "다시 말해 금강 하천수의 수압에 의한 영향, 지하수 영향, 공산성 지역의 지질학적 요소, 부실공사로 인한 성곽 배부름, 배수시설의 불량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 김 인 대전지방국토관리청 하천국장은 공산성 붕괴에 대한 자체조사 결과를 설명하면서 발제 내용을 반박했다.

김 국장은 "공산성은 4대강 준설 위치에서 100m 이상 떨어져 있으며, 준설 역시 퇴적토를 걷어내는 수준이었다"며 "4대강 사업은 공산성 붕괴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허재영 대전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공산성 붕괴가 지반침하에 의한 슬라이딩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며 "그 원인이 4대강 사업 때문인지 아닌지는 정확하게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허 교수는 "그렇다고 해서 국토부가 4대강 사업과의 관련성에 대해 아예 검토조차 하지 않고 부인만 하는 것은 옳지 못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유범 문화재청 보존정책과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공산성 붕괴 원인을 규명하고, 앞으로 공산성 등 문화재를 최적 상태로 보존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특히 이번 사고가 공산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공산성 붕괴에 대한 국토부, 문화재청, 지방자치단체 등의 사전예방 및 사후관리 미흡, 적절한 대처 부족 등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정부와 지자체, 시민단체 등이 함께 참여해 붕괴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박경구 충남도청 문화재과장은 "공산성 붕괴의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복구대책을 세우겠다"며 "이번 사고를 문화재 관리시스템을 개선의 계기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조병진 공주고도육성 세계문화유산보전 주민협의회 사무국장은 "공주시민의 입장에서 볼 때 공산성 붕괴에 대해 정치적 공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고, 이태묵 공주시 시민국장은 "앞으로 공주가 세계적인 고도로 거듭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박수현 의원은 "공산성 붕괴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선 지반변화, 지질, 지하수, 수압 등 지반침하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래야만 공산성 붕괴의 원인을 정확히 밝혀낼 수 있고 복구방안 마련 등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 이어 "이번 성벽 붕괴사고로 공산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국은 추가적인 붕괴를 방지하고 서둘러 복구 작업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대전=연합뉴스) 이은파 기자 = sw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