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대부분 딱딱한 고체로 되어 있고, 우리들은그표면에 삶의 터전을 마련해 놓고 살아가고 있다. 이 딱딱한 지구(고체지구)의 표층에 해당되며 약 100㎞의 두께를 갖는 이 부분을 우리들이 알고 있는 암석과 같은 성질을 갖고 있는 부분이라 하여 암권岩圈이라고 한다. 그런데 암석을 잘게 부수면 여러 가지의 광물 알갱이(광물 입자)로 남게 되지만, 광물은 아무리 잘게 부수어도 광물 알갱이이다. 바꾸어 말하면, 암권을 이루고 있는 최소 단위의 물질은 광물鑛物이며, 몇 가지의 크고 작은 광물 알갱 이들이 많이 모이고 단단히 붙어서 덩어리를 이룬 것이 암석岩石이다. 즉, 생명체의 최소 단위인 세포가 모여 하나의 개체를 이루 듯, 고체 지구를 이루는 최소 단위 물질인 광물의 집합체가 곧 암석인 것이다.

암석은 만들어지는 과정에 따라 화성암, 퇴적암, 변성암으로 나눈다. 화성암火成岩은 지하 깊은 곳의 뜨겁고 녹아있는 물질인 마그마Magma가 지각 속에서 또는, 지표로 분출되어 식어 굳어진 암석이다. 마그마가 화산활동으로 지표에 흘러나온 것을 용암이라 한다. 이러한 마그마나 용암이 식을 때 만들어진 여러 가지 광물이 많이 모이고 붙어서 형성된 암석이 화성암이며, 화강암이나 현무암 등이 대표적이다. 퇴적암堆積岩은 지표에서 암석이 풍화→침식→운반→퇴적작용을 받아 낮은 곳에 두텁게 쌓인 지층이 굳어져서 만들어진 암석이며, 진흙이 쌓여 굳은 이암泥岩, 모래가 쌓여 굳은 사암砂岩, 자갈이 쌓여 굳은 역암礫岩등이 있다. 그러나 변성암變成岩은 이렇게 만들어진 화성암이나 퇴적암이 주로 지하 깊은 곳에서 높은 압력과 열을 받아 원래의 성질이 변한 암석을 말한다. 변성암에는 석회암이 변한 대리암, 사암이 변한 규암, 편암, 편마암 등 이 있다. 그러나 편암, 편마암이라는 같은 이름을 갖는다 해도 원래의 암석이 무엇이었느냐에 따라 편암, 편마암의 종류가 다양하다.

화강편마암이란 화성암에 속하는 화강암이 변한 편마암이라는 변성암의 한 종류이다.

암석은 여러 가지 구조나 조직을 갖는데, 그 중에서 구상구조球狀構造란 둥글둥글한 공 모양의 무늬가 만들어져 있는 구조다. 광물에는 색깔이 옅은 광물(무색광물)과 짙은 광물(유색광물)이 있는데, 어떠한 원인에 의하여 짙은색광물들이 옅은색광물들을 둥글게 둘러싸공모양을 이룬 것이 구상구조이며, 구상구조가 발달한 암석을 구상암球狀岩이라 부른다. 유색광물로는 흑운모, 무색광물로는 석영, 장석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의 연구결과1)에 의하면, 무주 구상 화강편마암은 약 18억 7천만 년전, 대륙충돌과 같은 지각변동으로 발생된 막대한 열과 압력으로 퇴적물이나 퇴적암 기원의 변성암이 녹아 마그마가 되고, 이 마그마로부터 흑운모, 백운모가 포함된 화강암이 만들어 졌으며, 이때 퇴적암 기원의 운모 편암 덩어리가 마그마에 빠져 들어 화강암에 남게(포획) 되었다. 이렇게 포획된 운모 편암에는 마그마로부터 열을 받아 변성작용을 일으켜 흑운모, 근청석, 석영, 장석 등과 같은 유색, 무색의 광물들이 생성되면서 구상구조가 발달하게 되었고, 화강암도 변하여 화강편마암으로 변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무주 구상 화강편마암과 같이 구상구조를 가진 암석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할 뿐 아니라 학술적으로도 매우 중요한데, 우리나라에서 산출되는 구상암은 상주 운평리 구상화강암(천연기념물 제69호)과 부산 전포동 구상반려암(천연기념물 제267호) 등 3곳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글·사진. 이광춘 (상지대학교 신에너지·자원공학과 명예교수)

출처: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