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중국 지안시에서 광대토대왕 생전인 약 1600년 전에 제작돼 고구려 최고(最古)의 것으로 추정되는 비석이 발견됐다. 국가는 시간에 따라 확대되기도 하고 축소되기도 한다. 따라서 그 지리적 변경에 위치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포함되기도 하고 배제되기도 한다. 확고부동한 역사는 신기루이며 당대인의 이야기만이 진실에 근거한다. 고구려 최전성기를 누린 광개토왕비가 세워진 지 내년으로 1600년이 된다. 광개토왕비가 그의 아들 장수왕의 이야기라면 이번에 발견된 지안 고구려비는 광개토왕 본인의 이야기다. 새로 발견된 이 비석을 통해서는 차분하고 진지하게 담덕, 광개토왕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현장을 다큐멘터리 사진가 이상엽씨가 다녀왔다.
ⓒ이상엽 철저한 감시와 통제가 이뤄지는 집안 박물관. 3년 만에 재개장 했다.
ⓒ이상엽 새로 발견된 고구려 비석이 최근 전시되고 새로 문을 열었다. 일체의 사진 촬영이 불가한 것은 물론 도록도 없다. 눈으로만 볼 수 있다.
ⓒ이상엽 새 비석이 발견된 마선하. 중국 지안시 서쪽에 있다. 고구려 당시 서천으로 불렸으며 왕과 귀족들이 묘를 쓰던 곳이다. 이곳에서 광개토왕 당시에 건립된 비석이 발견돼 학계를 흥분시켰다.
ⓒ이상엽 비석이 발견된 현장. 오랫동안 개천 바닥에 묻혀 머리 부분만 돌출되어 있었다.
ⓒ이상엽 마선하 지구 적석총 무덤군. 이 지역에만 고구려 왕과 귀족 무덤 1000여기가 존재한다.
ⓒ이상엽 마선하 지역 역시 왕릉급의 무덤이 존재한다. 다만 그것은 누구의 것인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
ⓒ이상엽 마선하 주민 종씨. 비석의 존재는 오래전부터 알았지만 누구도 관심기울이지 않았다고 한다. 주민들은 문물국이 보상을 적게 했다며 불만을 토한다.
ⓒ이상엽 호태왕릉의 방치된 석실. 이 호태왕릉 역시 태왕이라 칭한 광개토왕과 고국원왕 누구의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이상엽 관광객들의 놀이터가 된 호태왕릉. 중국 현지 관광객에게 고구려 왕릉은 그저 지방정권의 왕 무덤일 뿐이다.
ⓒ이상엽 새 비석의 주인으로 언급되는 천추총. 광개토왕의 아버지 고국양왕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새 비석이 발견된 곳이 400m 상류지역이라는 점이다. 비석이 비에 쓸려 거꾸로 거슬러 올라갔다는 것일까?
ⓒ이상엽 천추총 역시 관리인 없이 방치되고 있다. 능을 조성했던 석조물들은 주민들이 아무렇게나 활용하고 있다.
ⓒ이상엽 고구려 19대 왕인 광개토왕을 위해 그의 아들 장수왕이 세운 비석. 당대 고구려를 증명한다.
ⓒ이상엽 광개토왕비. 비석을 보호하는 누각은 유리로 둘러치고 안에는 공안이 경비를 선다. 내부에서 일체의 사진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이상엽 집안 최고의 관리중점 유물로 지정된 장군총. 광개토왕 또는 장수왕의 능으로 추정되는 장군총에는 무장 공안까지 배치되어 있다. 한국은 고사하고 중국인들마저 불편한 시선을 느낀다.
ⓒ이상엽 아파트촌 주민들의 텃밭이 된 국내성 유적. 특히나 국내성 일부구간 중에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지역이다.
ⓒ이상엽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무색한 국내성의 풍경. 동네 주민들의 장터가 되어버렸다. 정겹긴 하지만 보호되지 못한다.
ⓒ이상엽 환도산성의 복원. 교외의 대규모 위락지를 조성하는 듯하다.
ⓒ이상엽 새롭게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진행 중인 환도산성.
ⓒ이상엽 환도산성의 복원 현장. 보호와 방치가 교차하는 고구려 유적의 현실. 눈에 보이는 곳은 보호하지만 눈길 못미치는 곳은 방치다.
ⓒ이상엽 환도산성 아래 산성하고묘군 한가운데 농민들이 밭 경작을 하고 있다. 무덤 사이로 농민들이 밭을 경작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후 대부분의 유적들은 방치 상태이다.
ⓒ이상엽 집안의 상징 삼족오. 고구려의 도시를 공공연하게 천명하지만 독립적인 고구려가 아닌 한나라 지도하에 유지된 지방정권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
중국 지안·글/사진 이상엽 (다큐멘터리 사진가) / webmaster@sisai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