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1) 이상길 기자= 울산 최초의 3선 광역단체장으로 정치사에 이름을 올린 박맹우 시장은 올해 11년차라는 긴 재임기간 만큼 그에 대한 평가는 빛과 그늘이 공존한다.

그것은 각각 태화강과 반구대 암각화로 상징될 수 있다.

초선 시장으로 처음 업무를 시작하던 2002년도만 해도 울산 태화강은 '산업수도'라는 영광 뒤에 가려져 악취가 진동하는 강이었다. 각종 공장폐수와 생활폐수로 죽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취임 후 박 시장은 곧바로 태화강 살리기 사업에 매진했고, 태화강 마스터플랜 등을 통해 이젠 연어가 돌아오는 맑은 강으로 되살렸다. 급기야 산업수도 울산은 '생태도시'라는 새로운 명칭도 얻게 됐다.

남구 삼산동에 거주하는 왕재호(41)씨는 "아파트 앞이 바로 태화강인데 10여년 전만 해도 태화강에서 나는 악취 때문에 창문을 거의 못 열고 살았다"며 "하지만 태화강이 아름다운 강으로 살아나면서 이젠 천국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안 믿겠지만 울산시가 태화강을 살리기 전까지는 전망 좋은 강변아파트가 도심아파트보다 더 저렴했는데 지금은 완전히 역전됐다"며 웃어보였다.

박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환경 분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성장 주도의 시정운영을 통해 산업수도로서의 면모도 더욱 갈고 닦았다.

대표적으로 산업단지 확충을 통한 기업유치를 들 수 있다. '성장없이는 복지도 없다'는 시정 철학을 기조로 산업단지 확충과 기업유치에 적극 나선 결과 2005년부터 조성해온 10개 지방공단 300만㎡ 규모의 공장부지 전체를 300여개 기업에 모두 분양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글로벌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지난 5년간 9조원에 달하는 투자 유치로 5만 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했다.

지난해만 해도 투자 유치 성과가 33개 기업 5000억 여원에 달한다. 그 덕에 국내 수출 1위 도시라는 영광도 자주 껴안았다.

하지만 이처럼 환경과 산업분야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 비해 복지나 문화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반구대 암각화 보존실패는 박 시장 최고 오점으로 기록되고 있다.

자그마치 6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이집트 피라미드보다 더 오래된 세계적인 문화유산이지만 물 문제에 발목이 잡혀 지난 10년 동안 침수를 반복하면서 상당부분 훼손이 진행돼 왔다.

물론 울산시도 암각화 보존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며 보존에 적극 나섰다.

하지만 박근혜 새정부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통해 암각화 일대를 세계적인 선사유적공원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하면서 사안의 경중 면에서 울산시의 판단이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이 최근 일각에서 일고 있다.

복수의 지역정가 관계자들은 "만약 반구대 암각화 일대가 세계적인 선사문화유적공원이 될 경우 울산은 산업도시로서 뿐만 아니라 관광도시로도 크게 발돋움해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갖게 되지 않겠냐"며 "물론 물 문제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암각화를 살리는 게 울산시의 발전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에는 언론의 심층취재를 통해 사연댐 청정수원 확보라는 울산시의 명분이 점점 약해지고 있어 암각화 보존실패는 박 시장의 오점으로 계속 지적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지 분야도 무상급식 조례 등의 추진 과정에서 지역 야권으로부터 미흡하다는 공격을 자주 받았고, 청렴도 역시 16개 시도 가운데 계속 하위권을 맴돌아 개선 사항으로 지적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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