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시청률 53%(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 ‘허준’ 기억하시나요? ‘소설 동의보감’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허준’은 약 7개월 동안 방영되며 국민 모두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굴하지 않는 집념과 환자를 헤아리는 의술은 ‘허준’이란 인물을 각인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어요. 또한, 허준의 대표적인 저서 ‘동의보감’은 지난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며, 책의 가치를 공인받았어요.
최근에는 일일사극드라마 ‘구암 허준’이 방영되고 있죠. ‘허준’이란 인물은 창작자에게 큰 영감을 주는 것 같아요.^^ 폴리씨는 새삼 다시 느낀 게 있었어요. 드라마 속 ‘허준’과 역사 속 ‘허준’은 어떻게 다른지, ‘동의보감’은 과연 어떤 책인지 궁금해졌는데요. ‘박물관은 살아있다’ 다섯 번째 시리즈로 ‘허준 박물관’을 다녀왔어요. 허준의 일생과 한의학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허준박물관’으로 같이 한번 떠나봐요!
허준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구암 허준은 양천 허씨로, 조선의 양천은 지금의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에 해당하는 지역이에요. 현재의 구암공원 일대에서 허준이 태어났고, 동의보감을 집필했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허준박물관’은 구암공원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답니다. 박물관에 입장하면 ‘양천’ 지역에 대한 설명이 있고, 3층으로 올라가면 본격적인 박물관 관람이 시작됩니다.
[박물관은 살아있다! 허준박물관 - 허준기념실]
‘허준기념실’에 입장하면 제일 먼저 허준의 ‘가계도’, ‘일생’, ‘학문’, ‘동의보감’ 등 허준의 일생에 대한 소개를 만납니다. 구암 허준은 드라마나 소설에서는 후실(後室:다시 혼인하여 맞은 아내를 높여 부르는 말) 손씨의 아들로 알려져 있는데요. 사실은 소실(小室:정식 아내 외에 데리고 사는 여자) 영광 김씨의 아들이라고 해요. 또한, 허준의 스승은 유의태가 아닌 수의(首醫:조선시대 내의원 소속 의관 중 최고 책임자) 양예수라고 하네요.^^
[박물관은 살아있다! 허준박물관 - 왼쪽 순서대로 의관, 어의, 의녀. 제일 오른쪽 의녀는 외출복을 입은 모습]
우리는 허준이 열심히 의과시험을 준비하여 내의원에 입성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유희춘의 ‘미암일기’에 의하면 유희춘에 추천으로 내의원 생활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허준이 내의원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높은 벼슬을에 오르게 되는 기회가 세 번 찾아오는데요. 그 첫 번째가 당시 왕자였던 광해군의 두창(천연두)을 치료한 것이에요.
두창은 죽을 확률이 높고, 전염성이 매우 강해요. ‘마마’ 또는 ‘손님’이라고 불리며 조선시대 백성들을 가장 많이 괴롭혔던 질병 중 하나죠. 광해군을 치료하지 못하면 광해군의 치료를 맡았던 어의 또한 무사하지 못하기에 어의 중에서도 이를 고치겠다고 섣불리 나서는 사람이 없었는데요. 허준은 이에 망설이지 않고 나서서 치료를 했다고 합니다. 선조는 허준의 공로를 인정하여 정3품의 통정대부 작위를 내렸어요.
[박물관은 살아있다! 허준박물관 - 경복궁이 소실되어 월산대군 저택에 머무는 선조를 허준이 치료하는 모습]
그 후 왕세자가 된 광해군의 병을 또 한 번 치료하여 정2품의 정헌대부에 오르게 되는데요. 이것이 두 번째 공입니다. 마지막은 임진왜란 당시 국왕 선조를 모시고 의주까지 피난을 동행했던 공로를 인정받아 호성공신 3등에 오르게 되죠. 충성스럽고 근면하며 바르고 성실하다는 뜻의 충근정량(忠勤貞亮)이라는 봉호와 양평군(陽平君)이라는 작위를 받았어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동의보감'
실과 바늘처럼 '허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동의보감'!
처음 동의보감을 집필했을 때는 총 책임자 허준과 정작, 어의 양예수, 김응탁, 이명원, 정예남 등이 참여했어요. 동의보감을 집필하기 위해 노력했던 이 집필자들은 정유재란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고 '동의보감' 편찬 작업은 중단되었죠. 그 후 선조는 500여 권의 책을 내주며 허준 단독으로 '동의보감'을 만들도록 했어요.
[박물관은 살아있다! 허준박물관 - 동의보감 내용 살펴보기]
그런데 그 무렵 병을 앓고 있던 선조가 지병으로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당시 내의원 수의(首醫:조선시대 내의원 소속 의관 중 최고 책임자)는 임금의 운명과 같이할 수밖에 없었어요. 당시 내의원의 수의였던 허준이 그 책임을 져야했기에 귀양길에 오르게 됩니다. 귀양이라는 큰 시련은 오히려 그가 동의보감 집필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고, ▲목차 2권 ▲내경편 4권 ▲외형편 4권 ▲잡병편 11권 ▲탕액편 3권 ▲침구편 1권 등 총 25권의 동의보감이 완성되었답니다.
[박물관은 살아있다! 허준박물관 -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동의보감>(1613)과 같은 초판본]
'내경편'에서는 도가사상을 바탕으로 한 인체를 구성하는 네 가지 기본 요소와 오장육부, 신진대사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어요. '외형편'에서는 몸의 겉에서 관찰되는 부분들의 의학적인 기능과 그 곳에 생기는 질병에 대해 설명하고 있고요. '잡병편'에서는 각종 질병의 발생 원인이나 증상, 특수한 상황에서 생기는 질병, 특정 연령층에서 생기는 질병을 구분해 설명해 놓았어요. '탕액편'에서는 약물을 '침구편'에서는 침과 뜸에 관해 설명하고 있어요.
[박물관은 살아있다! 허준박물관 - 1613년(광해군 5년) 훈련도감에서 목활자본으로 책을 간행하기까지의 과정]
이쯤되면 동의보감이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는지 궁금하실텐데요.
실용성을 바탕으로 과학적인 입장에서 당시 거의 모든 의학지식을 정리한 책이 바로 '동의보감'이에요. 그야말로 동양의학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죠.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나오는 약재들의 이용과 보급을 강조하여, 우리 백성들에게 알맞은 의학서적이 될 수 있었어요. 국내외 180여 종의 의서를 참고했기 때문에 의원들에게 매유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책이기도 해요. 병의 증상에 따라 병에 대한 해설과 약처방을 모두 담았고, 민간 처방 및 허준 자신의 경험까지 기록했어요. '동의보감'은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도 여러 차례 간행된 것을 보면, 그 중요성을 엿볼 수 있죠.
[박물관은 살아있다! 허준박물관 - 보물로 지정된 의학서적]
허준은 동의보감 외에도 ▲언해구급방(1607년) ▲언해두창집요(1608년) ▲언해태산집요(1608년) ▲찬도방론맥결집성(1612년) ▲신찬벽온방(1613년) ▲벽역신방(1613년) ▲납약증치방 등의 책들을 남겼어요. 그 중에서 신찬벽온방과은 보물로 지정되었죠. 신찬벽온방은 전염병 치료에 관한 전문의서로 왕명에 의해 1613년(광해군5년)에 편찬한 책이에요. 전염병이 발생하는 원인과 증상, 처방과 전염병의 특징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어요.
허준박물관 서울특별시 강서구 가양2동 | 02-36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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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시간 : 하절기(3~10월) 오전 10시 ~ 오후 6시 / 동절기(11~2월) 오전 10시 ~ 오후 5시
☞입장료 : 어른개인 800원, 초중고개인 500원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
☞무료관람의 날 : 매월 2·4주 토요일, 어린이날, 설날·추석 연휴, 3·1절, 광복절, 개천절
☞주소 : 서울시 강서구 허준로 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