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변서 14번째…고대사 연구 큰 전기 될 듯

그동안 전남 영암과 해남 등 영산강 유역에서만 13기가 발견된 고대 일본의 무덤양식인 '전방후원분'이 강진에서도 발견돼 이 지역의 고대사 연구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민족문화유산연구원(원장 한성욱)은 2011년부터 문화재청에서 주관하는 '문화재 공간정보 활용체계 구축사업'의 하나로 강진지역 지표조사를 하면서 강진읍 영파리에서 전방후원형 고분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전방후원형 고분은 전 일본의 고분시대(4-6C)에 성행했던 전형적인 무덤양식이다.

이 때문에 일본 학계에서 이를 고대에 일본이 한반도 남부를 지배한 증거라고 우기고, 한국 학계에서는 백제와 일본의 활발한 교류 흔적이라며 다양한 반격을 하는 등 한일 역사학계에서 논쟁을 벌여왔다.

최근에는 백제시대에 일본에서 건너온 용병의 무덤이라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무덤 형태가 한반도 남부의 활발했던 대외교류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전방후원분은 영암과 함평, 광주, 해남 등 영산강 유역에서만 13기가 확인됐다.

이번에 발견된 강진 영파리 고분은 서기산(해발 405m)에서 남동쪽으로 뻗은 구릉의 말단부에 해당하는 해발 50m 내외의 계곡 사이(곡간지)에 위치한다.

고분의 주변은 북·서·남쪽으로 서기산의 자락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으며, 동쪽으로는 탐진강의 하구까지 평야가 이어져 도암만이 한눈에 들어온다.

고분의 평면 형태는 전방후원형이며, 장축은 동-서 방향이다. 방형부를 동쪽에 두고 원형부를 서쪽에 두고 있다. 고분의 규모는 남아있는 전체 길이가 67m이며, 원형부 직경 38m, 원형부 높이 7m 정도다.

방형부는 유실이 심해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현재 규모는 연결부 너비 20m, 방형부 길이 27m이다.

고분의 정상부는 방형부와 원형부에서 2∼5m의 평탄면을 형성하고 있다. 원형부의 경우 중앙은 일부 함몰되어 있으며 북쪽은 유실이 비교적 심해 석재가 다량 노출돼 있다.

한성욱 민족문화유산연구원장은 "영파리 전방후원형 고분에 대한 체계적인 학술 발굴조사를 실시해 다른 지역의 사례처럼 문화재로 지정하고 월남사지와 함께 강진지역 고대사회를 밝히는 연구자료와 문화자원으로 정비 활용하는 방안을 시급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진=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kj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