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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준공되는 경남 양산유물전시관(조감도)이 유물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유물 없는 유물전시관'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양산시가 2010년 10월 187억 원의 예산으로 착공한 양산유물전시관은 북정동 일대 1만 2천여㎡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5천328㎡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며 현재 마무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양산유물전시관은 양산시가 국내는 물론 일본에 대거 반출돼 있는 지역 유물을 한곳에 모아 지역문화와 역사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건립되고 있다.
일제 강점기 반출 북정동 '부부총' 출토유물 등
전시물 제대로 확보 못한 채 마무리 공사 '한창'
하지만 정작 이곳에 전시할 유물은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각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양산유물환수운동 추진위원회'가 지역 주민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전개해 지금까지 4만 명가량의 서명을 받는 등 유물환수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이렇다할 성과가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곳에 전시해야 할 유물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북정동에 있는 삼국시대 분묘인 양산 부부총(夫婦塚) 유물을 꼽고 있다. 부부총에서는 금동관, 목걸이, 귀걸이, 팔찌 등 장신구와 철제 창, 칼 등 무기류를 포함해 유물 489점이 출토됐지만 모두 일본 동경국립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이 유물들은 일제강점기에 반출된 것으로, 5~6세기께 양산지역의 최고지배계층이 사용하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양산시와 동경국립박물관 사이에 환수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양산시는 내년 전시관 개관 때 모조품이나 사진을 전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양산시는 동아대박물관에 있는 금조총 유물과 경주박물관 등이 소장한 양산 관련 국보급 유물을 전시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황평우 문화연대문화유산위원장은 "양산유물전시관에 부부총의 유물을 전시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면서 "양산시가 지금부터라도 외교적 채널을 개척하거나 문화재청을 통해 부부총 유물 환수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경숙 시의원도 "유물도 없이 건물부터 짓고 보는 전시행정의 표본"이라면서 "시의회 차원에서 대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시 관계자는 "부부총 유물 환수는 지자체가 혼자 추진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 문화재청 등을 통해 일본과 접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남경 기자 nkback@bus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