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광주박물관 특별전..연말엔 신안선 中 전시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한중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중국 절강성 보물 200점이 광주광역시로 온다.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조현종)은 중국 절강성박물관(관장 진호)과 국제교류전시를 공동으로 개최키로 한 방침에 따라 절강성박물관 소장품 중 대표유물 200점을 엄선한 '절강성의 보물' 특별전을 오는 25일부터 11월25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0년 두 박물관이 상호교류전시를 협의한 뒤 실천하는 첫 행사로, 이에 대한 교환전시로 '신안해저 침전선과 강진 고려청자' 특별전이 올해 12월 절강성박물관에서 열린다.

이른바 '중국 국적'인 신안선 유물이 본국으로 귀환하기는 처음이며, 절강 지역 명품이 이만한 규모로 국내에 소개되는 것도 유례가 없다.

조현종 박물관은 "2년에 걸친 준비를 거친 이번 특별전에 선보이는 천하제일 강남 명품 200점 중에는 중국의 1급 유물 40점이 포함됐다"면서 "절강 지역 문화를 총 6부로 나누어 소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먼저 1부에서는 신석기 문화를 소개한다. 기원전 5천년 무렵 논농사의 시작을 알렸다 해서 유명한 하모도문화(河姆渡文化) 출토품과 각종 옥기(玉器)로 유명한 기원전 3천년 무렵 양저문화(良渚文化)를 증언하는 유물이 다량으로 선보인다.

하모도 유적 출토품으로는 영근 벼 이삭을 그린 토기와 야생 멧돼지를 표현한 토기, 머리 둘 달린 새 무늬 장신구가 포함되며, 양저문화 유물로는 사람과 짐승을 추상화 형태로 묘사한 옥기가 있다.

2부는 하(夏)·상(商)·주(周) 이래 분열과 통합을 거듭한 역사시대 절강성 역사를 위한 코너로 마련했다. 이에는 춘추전국시대 절강성 일대 패자를 두고 자웅을 겨룬 오(吳)와 월(越)의 역사를 증언하는 유물이 포함된다.

와신상담의 주인공인 월왕 구천(句踐)의 증손자 주구(州句)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칼은 특히 주목을 요한다. 칼날 양면에 동심원 11개를 장식한 이 칼 한 면에는 독특한 조전(鳥篆·새발자국 모양)으로 '월왕주구자작용검(越王州句自作用劍)이 새겨져 있다. 칼집은 흑칠이 된 나무로 만들었고, 그 표면에는 뱀을 쥔 신선을 붉은 칠로 그렸다.

3부 '절강성의 불교'에서는 이 지역 탑과 사찰 발굴성과를 소개한다.

이곳 항주(杭州) 뇌봉탑(雷峰塔)은 오대(五代) 오월국 마지막 왕 전홍숙이 비 황씨를 위해 972년 만들기 시작하여 977년 완공한 벽돌탑. 이 탑은 1924년에 붕괴되고, 이후 절강성박물관의 발굴조사를 통해 아육왕탑과 다라니경, 금동불좌상, 천추만세명 금은합, 천추만세명 별전 등이 출토됐다. 이번 특별전에는 이들 유물이 선보인다.

절강성은 중국 청자의 본향. 4부 '청자의 본향'은 원시청자 이래 명나라 때 가마인 용천요(龍泉窯)에서 구운 청자까지 중국 청자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코너로 기획한다.

출품작 중 원시자(原始磁)는 상주(商周)시대 이래 고령토를 사용해 1천250도에서 구워낸 획기적인 발명품이다. 이를 시발로 절강성에서는 다양한 스타일의 청자가 줄을 잇는다. 그 중 하나인 월요(越窯) 또는 월주요(越州窯) 청자는 육조청자와 당대의 비색자기로 이어졌다.

5부 '중국회화 500년'에서는 명대 심주(沈周), 장굉(張宏) 등이 중심이 된 오파를 비롯해 남북종화론을 내건 동기창(董其昌)이나 청대 정통파 왕휘, 개성 짙은 팔대산인(八大山人) 등의 명·청대 회화 흐름을 감상하게 한다.

마지막 6부에서는 절강성박물관이 소장한 공예품을 소개한다. 특히 상약국(尙藥局)이라는 글자가 있는 백자합은 우리나라 보물 1023호 청자 음각 운룡문 상약국명 합과 형태, 문양, 글씨까지 거의 같아 송과 고려가 정치제도 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으로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는 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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