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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두리 해안사구, 복원사업으로 되려 '몸살'
한반도 내 최장(最長) 모래언덕이자 천연기념물인 충남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가 지방자치단체의 '어이없는' 행정으로 무단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과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태안군은 최근 신두리 해안사구의 원형을 복원한다며 모래언덕 표면을 굴착기로 들어냈다.
사구에 뿌리내린 잡풀 등 외래식물을 제거하기 위해 지난달 복원 사업에 착수한 것이다.
문제는 이곳에 표범장지뱀과 주홍거미 등 멸종위기동물을 비롯해 갯방풍, 통보리, 좀보리사초 등 사구를 터전 삼아 자라는 생명체가 다수 있다는 점이다.
태안군 복원사업팀이 사구 표면을 깊이 1m 이상 파내면서 이들 생명체는 살 곳을 잃게 됐다
앞서 지난 2001년 사구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후에도 외래식물 제거 등을 위한 사업 필요성이 수차례 제기됐으나 복원 방법을 놓고 이견이 있어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환경단체는 태안군의 모래언덕 복원 사업이 사구 생태계를 망가뜨렸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이평주 상근의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외래식물을 제거하려고 사구 표면을 벗겨 내는 것은 빈대를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격"이라며 "사구 생태계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추지 못한 채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구를 천연기념물로 보존하기로 했으면 최대한 있는 그대로 놔두고, 외래식물이 염려된다면 그것만 골라 뽑아냈어야 한다"며 "경솔한 행정으로 사구 생태계가 망가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태안군은 모래언덕 본연의 모습을 살리기 위한 작업이었다는 입장이다.
태안군 관계자는 "아카시아 나무 같은 외래식물은 뿌리가 깊어 인력으로 제거하기 어려웠다"며 "천연기념물의 훼손을 막기 위해 자문단의 의견을 구해 사업에 착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화재청은 "일단 전체 사구 중 약 30%(40만㎡)를 대상으로 하는 시범사업"이라며 "올해 말 사업 종료 후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복원방식 등에 문제가 없는지 검토한 후 전체 사구로의 사업 확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두리 해안사구는 태안반도 서북부 바닷가를 따라 형성된 길이 약 3.4㎞, 폭 약 0.5∼1.3㎞의 모래언덕으로 내륙과 해안의 완충공간 역할을 한다. 또 바람자국 등 사막지역 지형 등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어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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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태식 서혜림 기자 = tae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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