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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현장24, 오늘은 당국의 허술한 관리로 유적지가 쓰레기장으로 변해버린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더구나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곳은 엄연한 민간인 출입 금지구역이지만 일부 주민들이 버젓이 농사까지 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문화재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김웅래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기도 시흥시 오이도에 있는 야산입니다.
언뜻 보면 평범한 산 같지만 신석기시대와 통일신라시대의 유물이 발견된 천 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국가사적입니다.
하지만 사적이라는 말을 꺼내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관리 상태는 엉망입니다.
민간이 출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울타리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곳곳이 훼손돼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쓰레기가 수북이 쌓여 있고, 음식물 쓰레기까지 버려져 있어 악취가 진동하고 있습니다.
폐타이어에 버려진 소파, 냉장고 등이 쌓여 아예 작은 언덕을 이루고 있고, 누군가 내다버린 산업 폐기물까지 여기저기 널려 있습니다.
[인터뷰:김혜란, 서울 가산동]
"유적지라고 붙여는 놨는데 안에 보면 농사도 짓고 있고 쓰레기도 굉장히 많아요. 관리는 안 되고 있는데 뭐하러 붙여놨는지 모르겠어요."
심지어 일부 주민들은 농사까지 짓고 있습니다.
불법 경작을 하다 걸리면 처벌을 받게 된다는 내용의 표지판이 설치돼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인터뷰:유적지 거주민]
"(경작하면) 안되지. 내가 알아. 안되는 것 안다고 나도. 조치(이주 대책)를 취해달라 이거지."
유적지에서 농사를 지을 경우 지표면 바로 아래에 묻힌 유물이 훼손될 수 있습니다.
[인터뷰: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경작하면서 땅을 교란하니까 (파헤치니까) 유적이 훼손되기 때문에 경작 자체를 빨리 금지해야 하죠."
오이도 유적지가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건 지난 2002년 4월.
지정과 동시에 관할 지자체인 시흥시청이 관리 주체가 됐지만 지난 10년 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사실상 관리에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인터뷰:김승미, 시흥시 오이도특구팀장]
"울타리도 쳤고 관리 인원도 뒀지만 워낙 면적이 넓어서 역부족이었던 거죠. 그래서 지난 7월부터 전담팀을 구성했고…"
문화재청도 실태 파악에 소홀했습니다.
유적지 관리가 안 될 경우 관할 지자체에 행정 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지금까지 한 차례도 이뤄진 적이 없습니다.
[녹취:문화재청 관계자]
"(오이도 유적지가) 낙후된 지역이어서 문제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저희들이 행정 조치 요청을 한 적은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서해안 지역의 대표적 선사시대 유적지인 오이도 사적.
국가 사적지로 지정만하고 내팽개친 당국의 무책임하고 허술한 관리와 일부 주민들의 의식부족으로 인해 사적지로서의 가치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YTN 김웅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