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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승 남해 다랭이논 둔 가천마을 (남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5호로 지정된 다랭이논을 둔 경남 남해군 남면 가천마을 전경. 45도 경사 비탈에 석축을 쌓아 촘촘하게 계단식 논을 만들어 놨지만 벼농사를 짓는 논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농 현상에 따른 주민 고령화에다 좁고 꼬불꼬불한 지형으로 기계 영농이 어렵기 때문이다. 2012.8.20 <<지방기사참고>> choi21@yna.co.kr |
주민 고령화로 대부분 벼농사 포기..옛 모습 잃어가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5호인 경남 남해군 남면 가천마을의 다랭이논이 옛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20일 남해군 남면 가천마을에 따르면 이 마을 다랭이논 22만7천554㎡ 가운데 실제 벼농사를 짓는 면적은 전체의 7.4%인 1만7천㎡에 불과하다.
나머지 논 일부에 콩, 마늘,시금치 등 대체 작목을 심고 있지만 대다수는 휴경지다.
한 때 이 마을에는 120가구, 700여 명의 주민이 산기슭을 한층 한층 계단식으로 깎아 만든 다랭이논을 경작했다.
계단식 논에 댄 물이 햇빛을 반사하면서 연출하는 경치가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보는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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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 다랭이마을 내 안내판 (남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5호 다랭이논을 둔 경남 남해군 남면 가천마을. 마을 내에 세워진 안내판에는 민박, 펜션 등을 알리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 마을 다랭이논은 이농 현상에 따른 주민 고령화에다 좁고 꼬불꼬불한 지형으로 기계 영농이 어려워 위기를 맞고 있다. 2012.8.20 <<지방기사참고>> choi21@yna.co.kr |
벼가 자라서 바람에 일렁이는 모습 또한 전국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절경이었다.
그러나 현재 이 마을 주민은 90여 가구, 200여 명으로 줄었다.
그나마 원주민은 60여 가구, 130여 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펜션을 지어 운영하는 외지인이다.
주민 70% 가량이 일흔살은 넘은 고령자들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현재 벼농사를 하는 농가는 4가구뿐이다.
한때 100 마리가 넘던 일소들도 자취를 감춰 현재 마을에 남은 일소는 2마리가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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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화에 남은 남해 다랭이논 소쟁기질 (남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5호로 지정된 다랭이논을 둔 경남 남해군 남면 가천마을. 한 집 담벼락에 그려진 일소에 쟁기를 달아 농사를 짓는 모습은 이제 거의 찾아 볼 수 없게 됐다. 이농 현상에 따른 주민 고령화에다 좁고 꼬불꼬불한 지형으로 기계 영농이 어렵기 때문이다. 2012.8.20 <<지방기사참고>> choi21@yna.co.kr |
소 1마리는 늙어 거동이 불편하다.
그나마 움직이는 김태권(81) 씨 소유의 일소도 실제 논 일은 하지 않고 관광객들이 찾아오면 쟁기질 체험에만 동원된다.
고령인 김 씨도 소를 부리기가 힘들어 다랭이논에서 쟁기질을 하는 모습은 머지 않아 옛날 이야기가 될 처지다.
남면 산업경제팀 양창우 담당은 "마을 어르신들이 고령인데다 좁은 다랭이논에서는 농기계를 이용할 수 없어 벼농사는 더욱 설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벼농사 면적이 급속도로 줄면서 다랭이 마을의 경치도 옛 모습을 잃고 있다.
관광객 오정우(43) 씨는 마을 관광 홈페이지에 소개된 사진과 같은 모습을 기대하고 왔는데 실제 농사를 짓는 다랭이논을 찾기 어렵다며 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게다가 주민들 사이에서 명승으로 지정된 다랭이논이 애물단지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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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승 다랭이논 둔 남해 가천마을 전경 (남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5호로 지정된 다랭이논을 둔 경남 남해군 남면 가천마을 전경. 산비탈까지 석축을 쌓아 계단식 논을 만들어 놨지만 벼농사를 짓는 논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농 현상에 따른 주민 고령화에다 좁고 꼬불꼬불한 지형으로 기계 영농이 어렵기 때문이다. 2012.8.20 <<지방기사참고>> choi21@yna.co.kr |
가천마을 권정도 이장은 "명승 지정에 따른 규제로 주민 대다수가 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채 세금만 꼬박 꼬박 내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일부 주민은 사유지인 명승 다랭이논을 국가가 사들여 보존할 길을 찾으라며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바다와 맞붙은 다랭이마을은 육지쪽의 경사가 심하고 바다에는 파도가 거세 마을앞에 방파제를 건설할 수 없다.
이 마을에 배가 한 척도 없는 이유다.
바다에서 거둘 수 있는 소득이 없다보니 주민들은 민박과 체험 프로그램 등 관광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다.
이 마을 김윤옥 사무장은 다랭이논을 보존할 인력이 고령화한데다 자본도 부족한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민들 힘만으로는 '다랭이논의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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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랭이논으로 유명한 남해 가천마을 |
문화재청 도중필 천연기념물과장은 "그나마 이곳이 명승으로 지정이 돼 연중 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있다"며 "논두렁 보존 등 다랭이논을 유지하는 것만 지원이 가능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남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choi21@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