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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4기 문화재청 블로그 기자단 류누리입니다.
더운 여름 휴가계획 다들 세우셨나요? 계곡, 바다, 산 등 여러 곳으로갈 계획이실 텐데요!
오늘은 나들이로 안성맞춤인 '부여 서동 · 연꽃 축제'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그 전에 연꽃에 관해 이야기해볼까요?
연꽃(蓮, lotus)
분류 속씨식물 > 쌍떡잎식물 > 미나리아재비
원산지 아시아 남부, 오스트레일리아 북부
서식지 연못
크기 잎 지름 약 40cm, 잎자루 높이 1~2m, 꽃 지름 15~20cm
연꽃만큼 우리 역사에 오랫동안 함께한 꽃은 없습니다.
선조들 또한 연꽃의 아름다움을 알고 칭송하기도 할 뿐 아니라 다양한 건축물, 그림 등에 새겨넣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연꽃이 들어온 것은 언제일까요? 바로 고구려 때, 불교와 함께 우리나라에 들어왔습니다. 그 후 삼국시대, 통일신라, 고려를 거치면서 연꽃무늬 즉, 연화문이 더욱 발전합니다.
그렇다면 왜 연꽃과 불교는 뗄 수 없는 사이가 된 것일까요?
거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숨어 있습니다. 먼저 연꽃이 더러운 진흙 속에서 자라 고결한 꽃을 피운다는 데 있죠. 즉 다시 말하면 더러운 곳에 있더라도 자신의 본질적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이를 사람의 인성에 적용해서, 사람이 아무리 더러운 곳에 있더라도 본질적인 인성을 잃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또한 연꽃은 피자마자 열매를 맺는데요. 이런 연꽃만의 특징은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성불할 수 있다는 생각과 연결되었습니다. 그 이외에도 연꽃은 불교의 다양한 설화와도 관련이 있지요. 부처님이 후계자를 뽑을 때, 제자들에게 연꽃을 꺾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의 일화가 유명합니다. 즉 불교에서는 연꽃이 부처님을 의미합니다.
연꽃이 불교와 함께 들어온 만큼, 불교와 관련된 문화재에 연꽃무늬가 새겨져 있는 것이 많습니다.
불상, 사찰 등의 기와나 단청, 탑과 석등뿐 아니라 금고, 향로, 종 등 다양한 불교가 관련된 물품인 '불구'에 새겨져 있습니다.
연꽃이 새겨진 문화재를 살펴볼까요?
<(좌) 통일신라 연꽃무늬 곱새기와 (우) 백제 연꽃무늬 서까래기와 ⓒ 국립중앙박물관>
먼저 목조건물에 이어져, 목재의 수명을 연장해주는 역할을 하는 기와입니다.
목조건물이 가는 곳이라면 기와가 빠질 수 없고, 그렇기에 사실 사찰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건축물에도 빠지지 않습니다. 그런 기와에 연꽃이 새겨져 있다는 것은, 연꽃이 사람들의 삶에 아주 친숙하면서도 소중한 존재였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집을 지을 때 소중하고 의미가 있는 것을, 집에 담기 마련이지요. 연꽃은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를 거쳐 기와 속에서 함께 하는 존재였습니다.
<(위) 내소사 대웅보전 (아래) 쌍계사 대웅전 ⓒ 손 안의 박물관>
이렇게 아름다운 연꽃무늬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바로 꽃살문입니다.
문창살에 꽃을 조각해, 창호지를 덧댄 것을 말하는데요. 사실 창호는 문도 아니고 창문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지요. 그 이유는 바로 문살 때문입니다. 이 꽃들은 평생 시들지 않고 낮은 낮대로, 밤은 밤대로 사찰을 지켜줍니다. 특히 내소사와 쌍계사의 연꽃무늬 꽃살문은 아주 유명해, 이 꽃살문을 보기 위해 사찰을 찾는 사람이 있을 정도랍니다.
<보은 법주사 석련지>
석련지는 돌로 만든 연못으로, 저 안에 물을 담아두고 연꽃을 띄웠다고 합니다.
법주사 석련지는 법주사 천왕문을 들어서면 오른쪽에 바로 보입니다. 이 석련지 자체에도 연꽃이 새겨져 있지요. 반쯤 피어난 연꽃이 외부의 곡선과 조화를 이룰 뿐만 아니라, 연꽃잎까지 섬세하게 조각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돌로 만든 연꽃 안에 아름다운 연꽃이 피어있는 것을 상상해본다면, 실제로 얼마나 아름다웠을지 느껴지실 겁니다.
이번에는 생활 속에서의 연꽃을 살펴볼까요? 먼저 연꽃이 새겨진 아름다운 도자기입니다!
<국보 제252호 청자 음각‘효문’명 연화문 매병>
고려 시대에 만들어진 연꽃무늬의 청자입니다.
무늬를 가는 선만으로 새겼는데요. 자세히 보시면 어깨 위에 꽃봉오리 띠를 둘러 공간을 나누고 그 안에 연꽃의 덩굴무늬를 넣었습니다. 또 몸통 전면에는 연꽃가지를 새기고, 연잎, 연꽃, 연 줄기, 연밥등 구체적이고 화려하게 연꽃을 표현하였지요. 고려 시대의 매력인 비색을 칠해서 투명한 아름다움을 뽐내었습니다. 다른 색이나 재질을 사용하지 않고 얇게 선을 그려 청자의 멋과 색을 살렸는데요. 연꽃이 화려하지 않아도 너무나 멋지지 않으신가요?
<(좌) 국보 제179호 분청사기 박지연화어문 편병 (우) 보물 제1067호 분청사기 상감연화당초문 병>
고려 시대의 청자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조선 시대의 분청사기입니다.
분청사기는 회색의 바탕흙 위에, 흰 흙으로 표면을 분장한 뒤 유약을 발라 굽는 도자기입니다. 위의 두 도자기 모두 조선 시대의 분청사기로 연꽃무늬가 그려져 있습니다. 왼쪽의 국보 제179호 분청사기 박지연화어문 편병의 경우, 연꽃뿐만 아니라 물고기도 함께 새겨넣었고 오른쪽의 보물 제1067호 분청사기 상감영화당초문 병의 경우, 연꽃을 전체적으로 표현하였지요.
<보물 제653호 자수 사계분경도>
이것은 고려 시대에 쓰이던 병풍입니다.
자수로 만들어진 것인데, 조선 시대의 것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조선 시대의 것은 보통 8폭 아니면 12폭인데, 이 병풍은 4폭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각각 포도무늬의 분과 분재, 연꽃무늬의 분과 꽃병, 매화의 분재, 꽃병과 나비 등이 수놓아져 있는데요. 사진의 오른쪽 폭을 보면 연꽃이 새겨져 있는 게 보이실 것입니다. 이 병풍은 사찰을 상징하는 卍이 새겨 져있어 불교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조선의 멋과는 다를뿐더러 정성스럽게 자수로 수놓아 더욱 운치가 있네요!
위에서 보았던 도자기처럼 분청사기로 만들어진, 태항아리입니다.
태항아리란 왕실에서 아이가 태어난 후, 탯줄을 담기 위해 만들어진 항아리입니다. 보통은 외항아리, 내항아리로 이루어지는데 이 항아리의 경우 외항아리에 해당합니다. 항아리의 아랫부분과 윗부분을 자세히 보시면 연꽃잎이 새겨져 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연꽃무늬들은 꽃모양의 도장을 찍은 '인화기법'에 해당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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