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신문사]

죽은 내시 남편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그 부인이 시주해 만든 조선후기 목조 불상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인천공항 문화재감정관실 문화재감정위원인 최선일 박사는 최근 발간된 한국미술사학회 기관지 ‘미술사학연구’ 제274호에 기고한 논문 ‘속초 보광사 목조지장보살좌상과 조각승 초안’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런 사실을 공개했다.

최 박사에 따르면 강원 속초시 동명동 579-2번에 위치하는 보광사에 아미타불의협시보살 중 하나로 봉안된 이 지장보살상에서 이를 누가 언제 무슨 일로 발원해 만들게 되었는지를 정리한 발원문과 그 이후 이를 다시 언제 누가 수리하게 됐는지를 밝혀주는 중수문서를 아울러 발견했다는 것이다.

발원문을 분석한 결과 이 보살상은 한씨라는 여인이 ‘죽은 남편 숭록대부 나업이 극락에 가서 환생하여 함께 아미타부처님을 뵈옵기를’ 빌고자 조각승인 초안이라는 승려에게 만들게 한 다음, 효종 5년(1654) 8월29일 금강산 안양암이라는 암자에 안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업은 조선왕조실록 등지에 보이는 기록을 종합하면, 환관으로서 1624년 선릉 단오제에서 불경스러운 행동을 했다 해서 지탄의 대상이 됐다. 그런가 하면 1638년에는 청나라에서 요구한 처녀들을 인솔하고 중국을 다녀오기도 했다. 하지만 죽은 시기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최 박사는 “죽은 내시를 위한 불상 조성 사례는 처음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재윤 기자

[뉴스제공 : 포커스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