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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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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모습 그대로 전통 한지, 그 기술의 우수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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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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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tv |
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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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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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고유의 한지는 질이 좋아 예로부터 국내외에 이름이 높았다. 한지를 세계적인 명품으로 만든 것은 바로 닥나무楮라는 재료의 사용이었으며, 이것이 마피麻皮와 죽피竹皮를 사용한 중국의 것과 크게 구별되는 대목이다. 조선시대 이규경李圭景이 지은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는 ‘고려의 종이는 천하에 이름을 떨쳤는데, 그것은 다른 원료를 쓰지 않고, 닥나무만을 썼기 때문이다. 그 종이가 매우 부드럽고 질기며 두꺼워서 중국 사람들은 고치종이라고도 했다’라는 기록이 있어 질이 좋은 닥나무의 사용으로 인한 한지의 우수성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b] 뜨기 과정 속 엿보이는 조상들의 슬기[/b] 한지의 우수성은 한지 뜨기 과정과 천연 재료의 특성 활용 그리고 마무리기술 등 과학적 제조과정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우선 한지발틀에 발簾을 얹어 종이를 뜨는데, 앞 물을 떠서 뒤로 버리는 앞물질과 좌우에서 물을 떠서 옆으로 버리는 옆물질을 하여 섬유질이 고른 종이가 되도록 한다. 이렇게 앞·옆물질을 한 까닭에 섬유조직의 배열이 위아래, 옆으로 얼기설기 90°로 교차되어, 종이를 옆으로 찢었을 때 견디는 힘인 인열강도와 종이를 위아래로 잡아당겼을 때 버티는 힘인 인장강도를 높이게 된다. 양지는 물론 중국, 일본 등 다른 나라의 종이에 비해 우리한지가 질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재료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한 점에서도 한지의 우수성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은 재료의 성질을 잘 파악하여 닥나무에 리그닌(Lignin), 펜토신(penthocine)과 홀로 셀룰로오스(holo-cellulose) 성분이 이상적으로 함유되어 있는 시기인 가을에 채취하였다. 이 닥나무를 알칼리성의 전통 잿물로 삶아 일광표백하고 닥풀을 접착제로 사용하여 한지를 만들어서 천년이 지나도 열화 되지 않는 중성지를 탄생시킨 것이다. 잿물로 닥껍질인 백피를 삶으면 불순물이 제거되어 순수한 식물섬유를 얻을 수 있다. 잿물의 주성분은 산화칼륨(K2O)으로 이 성분의 양에 따라 잿물의 염기도가 증가하며, 이 밖에도 인(P2O5), 산화나트륨(Na2O) 및 산화칼륨(CaO)의 양이 많으면 약알칼리로 된다는 것이 분석결과 나타났다. 잿물로 삶은 다음 씻기와 볕쬐기(일광표백)과정을 거치는데, 흐르는 물속에서 햇빛의 작용으로 과산화수소와 오존이 발생되어 산화 표백되는 것이다. 날씨의 영향과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지만 섬유가 손상 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 닥풀은 pH가 7.0대로 중성을 띠며, 주성분이 당류이기 때문에 종이를 뜰 때 섬유점착을 좋게 해주어 종이의 강도를 증가시킨다. 또한 얇은 종이를 만드는데 유리하고, 겹친 젖은 종이를 쉽게 떨어지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한지는 다듬이질(도침질)로 종이의 치밀성과 평활도平滑度를 높인다. 건조된 종이를 전통방식으로 다듬이질을 하면, 종이 조직이 치밀해지고 평활도가 향상되어 윤이 나며, 촉감이 부드러워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마무리 기술이 질 좋은 한지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종이는 로진사이즈 처리와 황산알루미늄의 사용으로 강한 산성(pH 4~5.5)을 띠어 세월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산가수분해로 종이가 열화 되어 100여년정도 지나면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분해되고 만다. 또한 펄프를 섞은 한지는 표백용으로 첨가되는 수산화나트륨과 차아염소산으로 인하여 산성을 띠게 되고, 표백 과정 중에 종이의 섬유조직이 상하게 되어 보존성이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제조과정의 차이로 우리 고유한지는 천년이 지나도 종이가 보존되는 반면 펄프종이는 오랜 보존이 불가능한 것이다. 고유한지의 장점을 활용하여 현대 제지공업과 접목한다면, 멋과 질을 높인 도배지, 공예품, 장식품 및 장기간 보존이 가능한 서적용지 등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흡음성과 밀도가 뛰어난 한지의 특성을 활용하면 스피커의 음향 판이나 밀폐용 개스킷 등 첨단 소재개발도 가능할 것이다. 한지의 메커니즘과 현대과학과의 접목으로 한지의 우수성을 부각시켜 고부가가치 명품으로 개발함과 동시에 대량생산으로 수출전략에 힘쓴다면, 한국 대표 브랜드로서 세계에 자리 잡는 것은 물론, 세계문화와 소통하는 한국문화의 새로운 문예부흥시대를 실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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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윤용현 국립중앙과학관 과학기술사팀 학예연구관 ▶ 일러스트｜홍동선
출처:문화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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