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고고학 연구진이 스코틀랜드 연안 섬에서 괴기소설 ‘프랑켄슈타인’에 등장하는 괴물처럼 다른 사람의 시신을 조합한 남녀 미라 2구를 발견했다고 미 일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다른 사람의 신체 부위로 조합된 미라들은 3500년 전 아우터헤브리디스제도 사우스유이스트섬에 살았던 원주민으로 추정했다. 기원전 2000년부터 바이킹 시대가 끝나는 1300년까지 사우스유이스트섬에는 원주민이 많이 살고 있었다.

영국 셰필드 대학교의 고고학자 마이클 파커 피어슨 교수 연구진이 이 섬에 있는 선사시대 마을 ‘크레드 할란(Cladh Hallan)’에 기원전 2200년부터 기원전 800년까지 있었던 한 마을에서 집 3채를 발굴하다 그 중 1채에서 이 미라들과 함께 십대 여자아이와 3살짜리 아이의 시신도 발굴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태아 자세로 매장된 이 미라들의 보존 상태가 양호했다. 화학 검사 결과 이 미라들은 1년 이상 토탄 늪에 두어 보존 처리를 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늪지의 산도가 높고 산소 함유가 낮아 신체 조직의 박테리아 침투를 막았다. 보존 처리 후 이 미라들은 토탄을 제거해 매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 미라들의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여성 미라의 턱이 두개골과 제대로 맞지 않았다. 연구진은 학술지 고고학 저널 최신호에 이 같은 이상한 점과 남성 미라의 척추의 목 부분에는 관절염이 보이는데 나머지 척추에는 관절염이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아래턱에 치아가 모두 있고 위턱에 하나도 없었지만, 아래턱 치아와 위턱 치아와 짝이 맞았다. 연구진은 이 미라들이 최소 3구의 시신이 조합됐으며 일부 부위는 몇 백 년 이상 시간적 차이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맨체스터 대학의 고고학자인 테리 브라운은 여성 미라의 뼈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아래턱, 팔뼈, 허벅지 뼈가 모두 다른 사람의 것이며 이들 모두 어머니가 다르다고 밝혔다. 이 뼈들은 기원전 1310년부터 기원전 1130년 사이에 조합된 것으로 추정된다.

두 미라가 조합된 추정 기간이 중복되지만, 파커 피어슨 교수는 이 미라는 이 다른 시기에 같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미라의 부위가 실수로 분실되었으며 매장하기 위해 다른 시신의 부위와 완벽하게 조합했을 수도 있지만, 파커 피어슨 교수는 이 미라가 의례용일 가능성이 높다고 제안했다. 그는 예를 들어 주변에 자신의 조상이 살았다는 것을 증명해 토지에 대한 권리를 강하게 주장할 수 있었거나 뼈를 조합해 하나의 미라를 만드는 것이 마을이나 집안에 가족의 화합을 상징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파커 피어슨 교수는 "이러한 결과들은 영국의 선사시대 사망자 처리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꿔놨다"며 “이전에 상상할 수 없었던 획기적인 일로 현재 다른 고고학자들이 유사한 사례가 있는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뉴시스
기가원문보기:http://media.paran.com/news/view.kth?dir=8&dirnews=2130581&year=2012&rtlog=T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