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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형태로 사료적 가치 매우 높아
현존하는 만화책 중 한국 최초의 단행본이라 할 수 있는 <토끼와 원숭이>(사진)가 공개됐다.
경기 부천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한달 전 만화책, 예술품 경매시장에 나온 <토끼와 원숭이>를 소장자로부터 구입했다. 이 책은 1946년 5월1일 코주부로 유명한 원로 만화가 김용환 작가가 쓴 것으로 돼 있다.
근대 최초의 만화로 1909년 <대한민보> 창간호에 실린 이도영의 삽화가 꼽히고 있다. 반면 <토끼와 원숭이>는 독립된 만화책 형태로는 가장 앞서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김용환 작가가 같은 해 9월에 쓴 <흥부와 놀부>가 가장 오래된 작품이었다. 하지만 조선아동만화가협회의 <주간 소학생>에 연재된 만화 중 인기를 끌었던 부분을 모아 문고판으로 출간한 것인 반면, 이번에 찾아낸 <토끼와 원숭이>는 순수한 만화책 단행본이어서 차이가 있다고 한다.
만화연구자인 박기준 작가는 “김용환 선생 작품으로 그림이 뛰어나고 예술적으로도 최고의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의인화된 동물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당시 일본 만화보다 시대적으로도 앞섰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미국의 ‘미키마우스’, 일본의 ‘아톰’ 처럼 한국형 만화캐릭터의 등장을 알리는 작품”이라고 반겼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만화수집가 심현필씨는 “1960∼70년대에는 사회발전에 풍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만화책을 불태워 그 이전 만화책이 거의 전해내려오지 않고 있다”며 “<토끼와 원숭이>는 1960년대 이전 작품으로 가장 오래된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장자는 큰 아버지의 유품 정리 중 책을 발견했다고 한다”면서 “책이 너무 깨끗해 거의 한번도 보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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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보존처리와 연구 등을 거쳐 일반에 공개하고 문화재 등록도 추진할 방침이다.
한겨레 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