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장 한국적 문화체험장 각광 VS 마을 원형 훼손 우려… 일부 찬반 논란
"하회마을에 한옥호텔이 들어서면 가장 한국적인 문화체험장으로 각광받을 것이다." "원형보존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세계문화유산에 호텔 건립은 안될 일이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서 1.3㎞ 가량 떨어진 입구에 1층짜리 전통 한옥호텔이 추진되면서 마을 내 민박업소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안동시는 날로 늘어나는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풍천면 하회리 하회마을관리사무소와 야외공연장 옆 9필지 6,121㎡에 전통 한옥호텔을 건립키로 하고, 2009년 문화재청의 국가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거쳐 ㈜락고재에 땅을 매각했다. 1층 기와지붕의 이 호텔은 6개동 14실 규모의 객실과 정자 등을 갖출 예정이다.
이 업체는 최근 호텔 설계를 마치고 2014년 완공을 목표로 이달 중 착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하회마을 일부 주민들은 호텔건립이 마을의 원형을 훼손하고, 민박을 하고 있는 주민들의 생계를 위협할 우려가 높다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125세대 230여명이 살고 있는 하회마을에는 37곳의 민박업소가 있다.
하회마을 보존회 류모(43)씨는 "마을을 원형대로 보존하기 위해 주민들은 재래식 화장실의 문도 고치지 못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는데 한옥호텔을 추진하면서 주민들과는 한마디 협의도 없이 부지를 특정 업체에 매각하는 처사를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재래식 시설을 그대로 사용하는 하회마을 민박집이 외국인이나 어린 학생들에게는 다소 불편한 것으로 판단, 편의시설을 갖춘 전통호텔을 민자로 짓게 된 것"이라며 "법적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호텔 부지를 매각했다"고 말했다.
안동시에 따르면 민속자료 제122호인 하회민속마을은 2001년 경북도로부터 안동 하회관광지 지정을 받아 7년 간에 걸쳐 조성사업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마을 내 음식점들이 새로 조성된 전통상가로 이전, 마을 원형을 되찾게 됐다. 2010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 마을은 1994년 관람료 징수 후 입장객 1,000만명을 돌파, 관광객을 위한 전통 한옥마을 건립이 본 궤도에 오르게 됐다.
한국일보 권정식기자 kwonjs@hk.co.kr
출처: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