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부지 내 구럼비 바위 가치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12일 '구럼비 바위에 대한 문화재청 조사가 엉터리'라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 문화재청이 반박한데 대해 재반박 자료를 내고 "구럼비 바위는 일반적 가치가 아닌 특수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 소장은 "현장을 본 문화재위원은 구럼비 바위를 단 30분 정도 현장 답사했을 뿐 정밀조사가 아니었다"며 "(문화재청이) 30분 정도 답사한 후 6줄의 보고서를 낸 결과를 채택해 비교우위가 없다고 결론은 내린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황 소장은 "구럼비 현장 지질조사에 참가한 한 전문가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구럼비 바위는 현재도 가치가 있고, 공사 과정에서 지하동굴 등 특이한 지질구조가 드러난다면 국가지정 문화재가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황 소장은 "제주에서 넓은 너럭바위에 사람들과 어울린 민속이 있는 형태는 구럼비 바위가 유일하다"면서 "공사를 중단하고 재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소중하다는 일반적 가치 판단으로 모든 것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수 없다"며 "역사적·경관적·학술적 가치가 큰 것 중 문화재보호법에 정한 대상에 포함될 때 문화재로 지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문화재청은 "구럼비 해안은 제주도 해안 곳곳의 현무암질 용암류가 노출돼 있는 평편한 해안과 유사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만한 특별한 비교우위의 가치를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검토의견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구럼비 바위가 문화재적으로 가치가 높고, 발굴조사 등이 필요하다' 주장에 대해 "해군본부(아시아문화재단 낙동문화학술연구소)의 '문화재 지표조사보고서(2007.11)'에는 구럼비 바위의 문화재적 가치 판단과 발굴조사 필요성에 대해 언급된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개구럼비당 등 민속 부분에 대한 조사가 전혀 없다'는 주장과 관련 문화재청은 "2007년 문화재지표조사에 따라 2011년 11월 4일 문화재위원(3인)이 개구럼비당 등 중요민속문화재 지정.보존 가치를 조사 했다"면서 "2011년 12월 5일 문화재위원회에 '중요민속문화재 지정가치 검토'안건을 상정했을 때 마을단위에서의 민속적 가치는 인정되지만, 역사성이나 학술성 부족을 이유로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황 소장은 지난 11일 낮 12시께 강정마을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동안 구럼비 바위 가치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단하고 찬반 양측이 공동으로 정밀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황 소장은 "강정마을은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살았던 곳이고, 제주만의 독특한 주거형태가 나타나는 곳으로 주거지역과 구럼비 바위와의 거리가 50m도 안된다"면서 "구럼비 바위처럼 큰 단일바위에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았던 안락한 형태가 오랫동안 이어진 경우는 강정마을과 구럼비가 유일하다"고 문화재 지정 필요성을 역설했다.제주투데이>

<문춘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