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도요의 분포 및 서식지

몸 길이는 약 25cm 정도이며 부리는 4-5cm정도로 따오기처럼 아래로 약간 휘어져 있다. 날개는 12~15cm, 꼬리는 3.5~4.7cm, 부척은 3.8~4.5cm 그리고 체중은 110~120g정도이다. 호사도요는 이름에서 나타나듯이 깃털이 화려함을 지나 호사스럽기까지 하다.  수컷의 머리꼭대기와 뒷머리는 황갈색의 넓은 띠가 중앙선을 지나고 그 양쪽은 짙은 올리브색이 분포한다. 등과 어깨깃은 녹색광택을 띤 올리브갈색이고 눈앞은 흑갈색이며 얼굴도 어두운 갈색 바탕에 흰색의 작은 얼룩무늬가 있다. 배, 옆구리, 아래꼬리 덮깃은 흰색을 띠고 흰색의 어깨끈 같은 선이 있다. 허리는 약간의 엷은 황갈색을 띤 회색으로 검은 색의 가로줄이 있고 흰색의 작은 얼룩이 산재한다. 다리는 노란색을 띤 녹색이며 날 때는 아랫 날개덮깃이 흰색으로 보인다. 수컷의 날개 윗면은 암컷보다 노란색점이 뚜렷하다. 눈은 비교적 크며 겁먹은 듯한 모습으로 보이며 눈 주위는 노란색의 테두리가 특징이며 뒤로 뻗어있다. 한편 암컷은 날개, 허리, 꼬리는 비슷하나 깃털색이 짙다. 눈 주위에 있는 흰색의 테두리가 특징적이며 뒤로 뻗어있고 목은 어두운 적갈색이다.  


호사도요의 생태와 생존 전략

새들은 봄이 되면 저마다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  새들이 내는 소리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번식기때 수컷이 암컷을 유혹하거나 자신의 번식지역을 선언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노래(Song)이고 다른 한 가지는 일반적인 대화 또는 신호로서의 소리(Call)로 나눌 수 있다. 모든 새가 그렇듯이 호사도요도 봄철 번식기가 되면 자신의 영역임을 나타내는 경고 및 짝을 유인하기 위한 노래를 시작한다. 그러나 호사도요는 수컷이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암컷이 구애와 과시 행동을 한다. 번식기가 되면 암컷은 지상에서 날개를 위로 뻗어 마치 나비가 날개를 펄럭이듯이  날갯 짓을 하며 몸을 좌우로 움직인다. 그리고 가끔 방향도 바꾸어 가며 도약도 하면서 꼬리를 상하로 움직이며 과시행동을 한다. 경계할 때는 ‘걋, 걋’ 하고 소리를 내지만, 노래 할 때는 ‘코흐- 코흐-’,  ‘코흐- 코흐-’ 또는 듣기에 따라서는 콩콩 혹은 ‘오- 워-’, ‘오- 워-’ 하면서 노래한다. 호사도요 암컷이 밤에 내는 노래 소리는 부엉이 소리처럼 들리나 약간 부드러운 소리로 노래한다. 아니, 노래라고 하기 보다는 어쩌면 장차 알을 버리고 떠나야 하는 자신의 슬픈 운명을 생각하며 울어버리는 울음소리인지도 모른다. 호사도요나 뜸부기류 처럼 논이나 물가 등 수초가 빽빽한 곳에서 서로를 인식시키기 위한 수단은 큰 소리로 노래하는 것이다. 이러한 새들이 번식기 때 내는 노랫소리의 의미를 인간사에 비유하면 “여기는 나의 활동영역(집)이다. 그리고 이 곳은 아들 딸 낳고 기르기에 좋은 장소이며, 또한 멋진 배우자가 여기 있으니 결혼을 원하는 짝이 있으면 이리로 오시오!” 라는 의미로 해석 할 수 있다. 호사도요는 보통 강이나 하천변의 수초 및 논의 벼 포기 사이를 살금살금 누비고 다니므로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다만 밤중에 멀리 들려오는 수컷의 울음소리에 의해 그들의 존재를 확인 할 수 있을 뿐이다. 호사도요가 날 때는 다리를 밑으로 늘어뜨리고 뜸부기처럼 무겁게 날개를 펄럭거려 직선으로  낮게 난다. 산란기는 4~7월이며 한 배에 약 4-5개정도의 알을 낳는다.  알은 황 회색 바탕에 검은 갈색의 거친 무늬와  엷고 어두운 자색의 얼룩점이 산재하며 크기는 장경 25.9mm × 단경 15.5mm 이다. 알을 품은 후 약 19일 정도 지나면 부화된다. 식성은 동물성인 곤충류, 연체동물의 복족류, 지렁이 등이다. 식물성인 화본과의 벼, 기타 풀씨도 먹는 잡식성이다.



육상의 대부분의 새는 집 짓기, 방어, 새끼양육 등을 암수 한 쌍이 공동으로 분담하는 ‘1부 1처’제로 살아간다. 물론, 종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나 대체로 수컷은 자신의 영역을 지키고, 배우자와 교미 하며 그 후 일부 알의 포란 및 먹이 조달 등 암컷이 새끼를 양육하는데 돕는 일을 한다. 원앙을 비롯하여 일부오리들은 수컷 보다는 거의 암컷이 알 품기 및 새끼 기르기를 담당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암컷은 알 품기나 새끼 기르기 등에 있어서 수컷보다 더 많은 시간과 열정으로 새끼를 양육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호사도요는 일반적인 다른 새들과는 달리 수컷이 알품기와 새끼 양육을 전담한다. 깃털색도 암컷이 수컷보다 훨씬 화려하다. 새에 있어서 깃털색은 배우자선택이나 보호색의 기능면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깃털색의 기능은 순기능과 역기능을 동시에 갖는 모순이 있다. 즉, 깃털이 화려하면 상대의 배우자로부터 건강미 넘치는 매력적인 수컷(암컷)으로 유혹의 대상이 될 수 있으나 오히려 천적에게 자신을 노출시키는 빌미를 제공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즉, 원앙처럼 번식기에 화려한 수컷의 깃털은 배우자를 유혹하는데 유리하지만 비번식기에는 오히려 천적에게 발견되기 쉽기 때문에 번식이 끝나면 화려한 깃털의 기능은 사라진다. 그러므로 수컷의 화려한 깃털도 보호색의 깃털로 변하게 된다. 육상에서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르기 때문에 천적에 노출되기 쉬운 것은 호사도요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호사도요는 암컷 대신 주로 수컷이 알을 품고 새끼의 양육을 전담하는 생존전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수컷이 보호색을 띠는 생존전략으로 진화경로를 밟아왔다고 할 수 있다. 호사도요 암컷은 번식기가 되면 번식지에서 짝을 맞이할 준비를 하게 된다. 즉, 적당한 둥지장소를 정하고 노래 소리로 수컷을 유인한다. 한편 암컷은 자신의 노랫소리를 듣고 접근한 수컷이 자신의 맘에 들면 교미를 허용하고 알을 낳는다. 알을 낳은 후 암컷은 수컷에게 알을 맡기고 다른 수컷을 찾아 둥지를 떠난다. 이런 식으로 한 번식기 동안 3-4번의 수컷과 교미하여 알을 낳는 방법으로 종족을 유지해오고 있다. 즉 1처 다부의 번식생태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종이다. 인간사에서 어머니의 얼굴도 모르는 어린 아이를 남편에게 맡긴 채 또 다른 남자를 찾아 떠나는 비정한 어머니가 있다면 아마도 도덕적으로 심한 비난을 받고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호사도요는 아무렇지도 않게 이 같은 뻔뻔스런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그러므로 호사도요의 모든 새끼들은 어미의 얼굴도 모르는 채 아비의 품에서 부화되고, 어미 없이 자란 불쌍한(?) 고아들이다.

자연이 준 선물 호사도요, 그 보존을 위한 노력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호사도요의 번식이 확인 된 서산 천수만 철새도래지는 최근 들어 철새도래지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겨울철새의 먹이가 부족함은 물론 농경지에 과도하게 살포되는 농약도 문제점이다. 문화재청에서는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하거나 지역적인 특징을 가지며 문화적으로나 학술적으로 가치가 있는 것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호사도요는 천연기념물 제449호이다. 자연이 우리에게 준 선물인 자연자원(천연기념물)의 보존을 위해 다 같이 노력해야 할 때다.


글 | 조삼래 문화재위원, 공주대학교 교수  
사진 | 김현태 서산중앙고교사, (사)한국조류보호협회 


출처:월간 문화재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