崇禮門復舊上樑文

바로 오늘, 서기 2012년 3월 8일,

대한민국 문화재청은 2008년 2월 10일 화재로 훼손된 숭례문을 복구하는 상량식을 거행하게 되었다.

조선왕조의 도읍 한양의 정문인 숭례문,

대한민국의 국보 제1호로 지정되어 우리 민족의 문화를 상징하며

온 국민의 사랑을 받던 숭례문,

그 소중한 유산이 화재로 소실되었을 때의 비통함을 어이 잊을 수 있을 것인가?

누구의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었다.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고, 소홀하게 방치하였던 우리 모두의 책임이었다.

숭례문이 소실된 자리처럼 우리 국민의 문화적 자존감은 상처를 받았다.

그것은 우리 국민 모두에게 내려진 아픈 채찍이었다.

문화의 가치를 망각해가고 있던 우리들에게

숭례문이 그 몸을 태움으로써 보여준 뼈아픈 채찍이었다.

그러나 반만년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문화의 힘이 하루 아침에 사라질 리 있으랴!

우리는 잠시 소홀했던 잘못을 반성하고

숭례문이 몸을 태움으로써 보여준 경계를 받아들여

숭례문을 온전한 모습으로 되살려냄으로써

문화창달의 밝은 내일을 일구어내는 계기를 이루자는데

뜻을 함께하였다.

단지 훼손된 부분을 복구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훼손되었던 성곽과 지반도 복원하여

숭례문의 본래 면목을 회복시키고자 하였다.

문화계와 학계의 최고 전문가들과 최고의 기술진이 함께하여

단순한 복구가 아니라 앞으로 영원한 생명을 지니는

우리 시대의 숭례문을 이룩하리라!

이러한 뜻에 함께하였다.

숭례문이란 무엇인가?

한양 도성의 남문이다.

어느 누구도 들어가고 나감에 문을 거치지 않을 수 없듯이

사람의 행위도 반드시 거쳐야 할 도리가 있다는 믿음을

우리 선조들은 도성의 대문 이름 속에 담아내었다.

남방은 밝음을 뜻하며, 오행 가운데 불에 해당하며,

오상(五常)의 덕 가운데서는 예(禮)에 해당한다.

예로부터 임금이 남쪽을 향하여 정사를 본 것은

밝은 정치를 펼친다는 의미를 지녔다.

이 밝음을 상징하는 남쪽의 문인 숭례문을 복구하면서

우리 앞날에 밝은 정치가 펼쳐지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는다.

예(禮)란 사람의 행위가 마땅하게 갖추어야 할 절도와 꾸밈새이니

크게 말하면 문화를 가리키는 것이다.

‘예를 드높이는 문’이라는 의미를 지닌 숭례문을 복구하면서 우리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찬란한 문화를 이룩하겠다는 기원을 담는다.

이러한 우리의 반성과 기원이 담겨있기에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될 숭례문은

화재로 소실된 아픔을 넘어서

밝음에 밝음이 겹쳐 더욱 밝아지고,

불에 불이 겹쳐져 뜨겁게 타오르듯

힘차게 웅비하는

우리의 밝은 미래를 상징하게 될 것이다.

오늘 상량식을 맞아 앞으로 완성될 숭례문의 아름답고도 웅장한 자태를 그리며, 우리의 기원을 담아 손을 모은다.

새로운 숭례문의 모습 날개 쳐 날아오르는 듯하니

온 누리에 밝은 문명 길이길이 창성하리라.

禮門新容飛斯翼

天下文明永其昌

숭례문은 조선시대 한양 도성의 정문으로, 태조 5년(1396년 음력 10월 6일)에 짓기 시작하여 태조 7년(1398년 음력 2월 8일)에 완성하였다. 세종 29년(1447)에 문루가 기울어져 이듬해인 세종 30년(1448)에 바로 세웠고, 성종 9년(1478)에 다시 문루가 기울어져, 성종 10년(1479)에 이전 건축 형식을 따라 고쳐 지었다. 고종 때에 추녀 등이 부분 수리되었으며, 1907～1909년에 도로 정비에 따라 좌우 성곽이 헐리고, 주변에 원형 석축이 설치되었다. 이후 한국전쟁 중에 피해를 입어 1952년과 1954년에 수리되었으며, 1961년부터 1963년까지 문루 전체와 육축 일부를 해체수리하였다.

문화재청은 숭례문 중건과 변천과정을 조사하여 일제에 의해 훼손되기 전의 옛 모습으로 복구하기로 정하고, 2008년 5월 20일 다음과 같이 복구기본계획을 세웠다.

ㅇ 숭례문의 문루는 화재 전 모습대로 복구

ㅇ 기존 부재는 최대한 재사용하도록 하고, 구체적인 사용범위는 현장 확인조사 등 복구자문단의 자문을 받아 추진

ㅇ 고증과 발굴을 통해 좌우측 성곽과 지반도 원형대로 복원

ㅇ 중요무형문화재 등 우리나라 최고의 기술자들이 참여하여 전통기법과 도구를 사용하여 복구

ㅇ 문화재위원, 학계 등 전문가로「숭례문 복구자문단」을 구성ㆍ운영

ㅇ 국가직영 추진방식으로 예산･기술지원･공사시행 등을 문화재청이 직접 담당한다.

이에 따라 2008년 5월30일까지 화재수습을 완료하고, 발굴 및 고증조사, 구조안정성 연구, 훼손 목재의 재활용 방안 등 연구용역과 복구설계 등 복구를 위한 준비단계를 거쳐 2010년 2월 착공하였다.

숭례문 복구는 문화재 복구에 그치지 않고, 목재와 석재 다듬기, 기와 만들기 등 모든 과정에서 전통기법을 재현했다. 또한, 전국에서 숭례문 복구사업에 기증한 소나무와 삼척의 준경묘 소나무를 주요부재로 사용하고, 국내외 국민과 신한은행, 포스코 등 기업이 기부금과 자재를 희사했다.

아울러 태조 5년(1396), 세종 30년(1448), 성종 10년(1479), 1962년에 기록되었던 묵서를 별지에 기록하여 봉안하고, 이 번 공사 상량묵서를 종도리 밑의 뜬창방 하부에 기록한다.

성태용 짓고

정도준 쓰다

□ 공사 개요

ㅇ 총 사업비 : 250억원

ㅇ 사업기간 : 2008.2월 ~ 2012.12월

ㅇ 숭례문 문루의 규모 및 양식

- 정면 5칸, 측면 2칸, 2층 중층 건물,

하층 173.46㎡(52.33평), 상층 137.86㎡(41.74평)

- 겹처마, 우진각지붕, 다포집 (하층 내외2출목, 상층 내3외2출목)

ㅇ 공사내용

- 숭례문 문루 복구

- 숭례문 육축의 부분 해체보수

- 좌우 성곽 69m 복원(동측 53m, 서측 16m)

- 지반 및 배수시설 정비, 진입부 박석설치

- 경관조명 및 소방ㆍ방재시설 설치 등

ㅇ 주요자재

- 목재총 146,948재(才) 중

기증목 10,364재, 신재 구입 70,475재, 재사용 66,109재

- 기와(특대와) 21,734매

- 석재 육축 25.49세제곱미터, 성곽 482.59세제곱미터

□ 문화재청 관계자

문화재청 청 장 김 찬

전임 유홍준, 이건무, 최광식

차 장 김창준

전임 이성원, 송인범, 김 찬

숭례문복구단 단 장 최종덕

전임 김창준

부단장 박왕희

전임 김상구, 최종덕

공사담당 이정연, 조규형, 송봉규

고증연구 김덕문, 김순관, 조상순

행정지원 임은경

전임 정금호, 장구연, 김영미

□ 숭례문복구자문단

고증분과 김정기, 정대기, 이호관, 최용완, 김주태

기술분과 박언곤, 장경호, 김동현, 윤홍로, 손영식, 김동욱, 장석하

방재분과 노삼규, 김용달, 김태환, 백민호, 이재은

□ 중요무형문화재 제48호 단청장 홍창원, 제74호 대목장 신응수

제91호 제와장 한형준, 제120호 석장 이의상, 이재순

제121호 번와장 이근복

□ 공사관계자

- 설 계 자 (주)우리건축사사무소 대표 김태조

박기만, 김정우

- 책임감리 (주)금성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김상식

이석범(감리단장), 정민휘, 김한길

- 시 공 사 (주)명헌건설 대표 김정수 (주)롯데건설 대표 박창규

김의중(현장대리인), 김종남, 이용준, 박찬영, 오찬종,

전찬호, 성혜선

- 실측 및 복구 보고서 작성 아름터건축사사무소 대표 김석순

조규화, 박소연, 박창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