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사랑>에서 식도락 여행기를 공모하는 것을 보고 참 반가웠다. 여행을 다닐 때 빼놓을 수 없는 일정이 맛집을 찾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관광지나 문화재도 훌륭한 볼거리지만 맛집 없는 여행은 뭔가 허전하달까?

지난해 늦가을. 나의 절친과 여행계획을 세웠다. 장소는 강원도 영월! 여름에 출장 때문에 영월에 처음 가봤는데 강원도 특유의 음식과 그 풍경들에 반해 절친에게 또 가고 싶다며 졸랐다. 영월로의 두 번째 여행은 겨울이 오기 직전의 햇살 좋은 주말이었다.

우리는 영월로 여행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청령포에 들렀다. 강물이 정말 맑았다. 작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넜다. 탄 시간이 2분도 채 지나지 않았던 것 같은데. 금방 도착했다.그 시절에는 이 강 때문에 청령포에만 머물었을 단종을 생각하니 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청령포 안에는 단종이 살았다던 집이 아직 있었고, 소나무가 굉장히 많았다. 정말 오래된 나무들이어서 굵은 몸과 큰 키를 가지고 있었다. 소나무 사이를 걸으니 우리가 마치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그곳에서 가장 오래된 것처럼 보였던 소나무 한 그루를 지나 산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였다. 생각해보니 그 유명한 한반도 지형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인 것 같았다. 올라가서 보니 과연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사람들 사이를 뚫고 아래를 내려다봤다. 지형과 강 모양새가 정말 딱 한반도다. 계속 보고 있자니 어쩐지 애국심이 가슴에서 솔솔 피어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당시에는 몰랐는데 알고 보니 거기도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었다.강물이 굉장히 맑았다. 푸른빛이 감돌 정도였다. 강에서는 사람들이 나룻배를 타고 둘러보는 모양이었다. 진짜 타보고 싶었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어쩔 수 없이 다음을 기약했다.

하도 돌아다니다보니 이제 슬슬 밥 생각이 났다. 우리에게는 미리 찾아놓은 맛집 리스트가 있어 안심이었다. 첫 번째 맛집 탐방은 곤드레밥집. 영월에서 굉장히 유명한 곳 같았다. 유명인들 싸인이 식당으로 올라가는 길에 엄청 많았고, 사람도 많았다. 우리는 시골밥상처럼 소박한 밥상을 받았다. 굉장히 맛있는 나물밥이었다. 함께 나오는 두부도 맛있고 된장찌개도 일품이었다.

오후 늦게 맛있는 밥을 먹으니까 노곤해지는 느낌이었다. 우리는 다음 코스로 고씨동굴 구경을 하고 저녁을 먹은 뒤 숙소에 쉬러 들어가는 계획을 세웠다. 고씨동굴은 첫 번째 영월 방문 때 가본 곳이었는데 동굴 안에 호수가 있고 폭포가 있는, 정말 생소한 모습에 반해서 또 갔다. 정말 신나는 곳이었다. 누가 그 호수에 핸드폰을 빠뜨려 나까지 속상해지기도 했다.

우리는 곤드레밥 이후에 막국수도 먹고 다슬기 비빔밥도 먹었다. 맛집을 미리 조사해가니까 어느 것 하나 실패한 것 없이 모두 맛있었다. 식도락 여행기 공모를 보고 딱 영월이 떠올랐다. 우리가 여행 다닌 곳도 알고 보니 문화재들이었고, 거기다 맛집까지 찾아다녔으니 내 여행기가 가장 완벽한 조합이 아닐까?^^ 아무튼 이제 기억에서 흐릿해지는 여행이었는데 다시 되살려서 여행기를 써봤다. 내 글이 꼭 실렸으면 좋겠다. ^^

글•사진•손하나 대전시 서구 탄방동

출처: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