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소복원 사업 문화재 보존 '뒷전'
서산, 사전 지표조사 없이 옥녀봉공원 복구공사 강행
발암물질 검출 폐침목 계단도 방치…시민 건강 위협

　서산시가 발주한 부춘산 옥녀봉공원 복구사업 과정에서 과거 삼국시대의 문화유적을 훼손하는 등 문화재 보존은 뒷전인 채 공사를 강행해 시민들의 공분을 사는가 하면 '1급발암물질'이 함유된 철도 폐침목으로 조성된 계단이 부춘산 여기저기에 방치돼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주변토양을 오염시키고 있어 비난의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서산시 부춘산 옥녀봉공원 복구사업은 태풍 곤파스로 인한 소나무 훼손 및 편의시설 파손에 따른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부춘산 옥녀봉을 대표적인 지역 명소로 복원하기 위해 서산시에서 발주해 지난해 6월 말 준공됐다.

　부춘산 옥녀봉 주변은 과거 삼국시대에 '북주산성'으로 불리던 성터와 봉수대 등의 흔적이 남아있어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을 뿐더러 부춘산 태풍 피해 복구사업 과정에서도 역사적 보존가치가 높은 옛 성곽의 주춧돌 등이 발굴됐다.

　시는 이 같은 문화유적 등이 보존 가치가 높아 시민들에게 서산 문화의 우수성과 고장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널리 알리고 노력해야 하지만 이를 외면한 채 태풍 피해 복구 과정에서 사전 지표 조사를 통한 문화재 발굴 여부도 없이 공사를 강행해 일부 문화유적을 훼손시키는 등 무책임한 자세를 보여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게다가 옥녀봉공원 복구사업을 시행하면서 조경공사 표준시방서 규정을 무시하고 부실공사를 강행해 수십 그루의 소나무와 45년생 느티나무가 생육장애로 말라죽는 등 재시공이 불가피해 시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더욱이 서산시는 부춘산 옥녀봉공원 주변에 과거 철도 폐침목으로 조성했던 계단들을 친환경 소재로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확인 결과 폐침목으로 조성된 계단에서 흘러나오는 크레오소트유 등의 맹독성 방부제로 인해 토양오염은 물론 공원을 찾는 시민들의 건강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철도침목은 목재가 썩는것을 방지하고 강도를 높이기 위해 크레오소트유라는 기름으로 화학처리를 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것은 크레오소트유 화학처리의 위험성이다.

　크레오소트유는 벤조피렌, 크리센을 포함한 PAH(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라는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로 환경부 용역조사 결과 토양을 심각히 오염시키고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흡입될 경우 폐암, 간암 등 각종 암을 유발시킬 수 있는 맹독성 발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009년 6월25일 토양환경보전법을 개정해 시행규칙 토양오염 우려기준과 토양오염 대책기준이 2010년 1월1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폐침목 재활용 지역의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벤조피렌 기준이 신설돼 적용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당시 산림공원과장으로 부춘산 옥녀봉 복구사업의 책임을 맡았던 이희집 시 공보전산담당관은 "공사 착공시 그런 문화유적이 존재돼 있는 지 미처 몰랐다"며 "시에서도 뒤늦게 이런 사실을 파악해 옥녀봉 주변의 문화재 지표조사 등을 실시하려고 예산을 세워 현재 계획중에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충청일보=서산] 김정기 기자

기사보기
http://n.ccdailynews.com/sub_read.html?uid=258275§ion=sc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