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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기 역사를 복원하는데 중요한 자료인 울산 최대 고분이 도굴과 지형변경으로 없어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천전리 마을 서편 야산 자락에는 5세기 무렵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저경(底徑·봉분 바닥 너비) 40m 안팎의 고분 7기가 있다.
1500여 년이 지나는 동안 풍화와 인위적 지형변경으로 큰 봉분이 마치 작은 산처럼 전개돼 있다. 이 고분군은 가야시대의 도읍지인 창녕과 함안 등지에 있는 고분군의 규모에 버금간다.
이 고분군은 1995년에 창원대학교 박물관이 '울산군 문화유적원부'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학술조사보고서에 간략히 소개돼 있다.
2002년에 발간된 '울산광역시사'에는 창원대박물관의 보고서를 참고해 "상북면과 언양읍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큰 무덤유적으로 이 시기의 강력한 정치세력이 남겨놓은 유적으로 볼 수 있다"며 "울산을 대표하는 고분군 유적이므로 울산광역시 문화재로 지정 보존되어야 할 것"이라고 기술돼 있다.
18일 현재 이 고분군 일대는 계단식 농경지가 개간돼 있고 축사가 들어서 있다. 7개의 봉분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모든 봉분은 도굴흔적이 있었다. 봉분 간의 거리는 5~10m가량으로 나란히 붙어 있다.
고분군은 가지산에서 흘러내리는 남천에서 500m 떨어진 야트막한 야산 자락에 조성돼 있다. 고분군 옆에는 고대 성터가 있는 '산성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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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봉분으로 추정되는 저경 40m 봉분에는 3개의 도굴 구멍이 나 있었다. 또 다른 무덤은 봉분 자체를 들어낸 듯 길이 10m, 폭 5m 크기의 웅덩이가 돼 있기도 했다.
한 봉분은 덮개돌 아래의 돌무지 부분을 굴처럼 파 들어간 흔적이 역력하고 봉분의 절반 이상이 없어진 곳도 있다. 커다란 봉분 안에는 봉분인지 미처 알지 못한 주민이 최근에 묘지를 조성한 모습도 있다.
규모가 큰 이 고분군은 수렵어로를 하던 반구대 선사인들이 언양~상북 평야 지대에 옮겨와 농경을 시작하면서 큰 정치경제 세력을 이룬 흔적으로 보인다.
한국사학계에서는 이들의 발굴 성과에 따라 기록사료가 부족한 삼국시대 전기의 역사를 보다 명확하게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서문물연구원 울산사무소 유병일 소장은 "울산지역의 고분군들에 대한 기초학술조사를 통한 자료확보가 필요하다"며 "울산시 지정문화재로 지정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고은희 기자 gogo@newsis.com
